미국 수입대국…러시아 수출대국

11부  주요국 원유 수출입 비교

 

 

글 싣는 순서

 1부    에너지소비 변화
 2부    에너지수입 의존도
 3부    소비부문별 에너지소비
 4부    에너지원별 에너지 수출입
 5부    석유류 소비 추이
 6부    국제 에너지소비 추이
 7부    국제 현물 유가 추이
 8부    주요국 원유생산실적
 9부    지역별 원유 매장량
 10부  국제 휘발유 소비가 비교
 11부 주요국 원유 수출입 비교
 12부  에너지 공급ㆍ소비 비중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냉전(cold war)의 망령'이 꿈틀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비 경쟁을 펼친 미국과 러시아(구소련)가 최근 에너지 경쟁 구도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원유ㆍ석탄ㆍ천연가스 등 3대 주요 에너지원을 생산하면서도 에너지 수출과 수입에선 매우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원 생산량에서 러시아는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 하지만 에너지 확보 면에선 미국이 러시아보다 우위에 있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에 주력하는 반면 미국은 수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의 에너지 수출입 정책에 차이를 보이는 데는 미국 정부의 전략적 에너지 비축 정책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미국 정부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고유가 대책을 발표하면서 "올 여름 석유 소비 성수기가 끝날 때까지 전략유 비축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에너지를 이용하는 정책을 펴는 러시아도 에너지 전(戰)에선 무시할 수 없는 상대국임엔 분명하다. 이같이 에너지를 무기로 한 양국의 외교정책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 이는 제2의 냉전을 야기할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원유 수출선 10척 중 4척 미국행
2004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경쟁적으로 3대 주요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2003년 말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각각 세계 2, 3위의 원유 생산국이다. 러시아는 4억1900만톤의 원유를 생산해 세계 생산량(37억1200만톤)의 11.3%를 차지했다. 미국은 3억4800만톤의 원유를 생산해 세계 생산량의 9.4%를 차지했다. 이 두 나라의 원유 생산량을 합하면 사우디아라비아(4억7000만톤)를 능가할 뿐 아니라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그러나 원유 수입과 수출에선 양국이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수출에, 미국은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러시아는 2002년 말 현재 전세계 원유 수출물량(19억1800만톤)의 15.1%에 해당하는 1억8800만톤의 원유를 수출해 사우디아라비아(2억8900만톤)에 이어 원유 수출국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단순 계산으로 러시아는 자국 생산 원유의 절반에 육박하는 원유를 수출하는 셈이다. 미국은 원유를 거의 수출하지 않고 있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반대로 러시아는 원유를 거의 수입하지 않지만 미국은 원유 수입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원유 생산국 3위인 미국은 2002년 말 현재 원유 수입국 1위에 올랐다. 그 해 미국은 5억1500만톤의 원유를 수입해 전세계 원유 수입물량(20억3700만톤)의 25.3%를 차지했다. 원유 수출선 10척 중 4척은 미국으로 향한 셈이다. 원유 수출입 물량만으로 따지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출한 원유를 모두 미국이 수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양국의 원유 확보량을 단순 계산법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3억4800만톤의 원유를 생산한 미국은 5억1500만톤을 추가로 수입해 총 8억6300만톤의 원유를 확보했다. 러시아는 4억1900만톤의 생산 원유 중 1억8800만톤을 수출해 2억3100만톤의 원유를 확보했다. 수출입 대금 등 경제적 부가가치를 제외한 단순 원유 확보량에서 미국은 러시아보다 3.7배이상 많다.
그렇다고 미국이 에너지 강국이라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 러시아의 원유 매장량은 723억배럴이며 가채년수가 21년인 반면 미국의 원유 매장량은 300억배럴이 안되며 가채년수도 11년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한편 2003년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연간 4억7000만톤을 생산해 세계 원유 생산량의 12.7%를 차지했다. 원유 수출이 가장 많은 나라도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연간 2억8900만톤을 수출해 세계 원유 수출량의 15.1%를 차지했다. 원유 최대 수입국 미국에 이어 일본은 2억600만톤의 원유를 수입해 2위를 차지했다. 물론 최근엔 일본보다 중국이 많은 물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억800만톤의 원유를 수입해 세계 원유 수입국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천연가스 생산ㆍ수출 1위 러시아…수입 1위 미국
천연가스 부문에서도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정책은 큰 대조를 보인다. 러시아는 2003년 말 현재 6083억32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제1의 천연가스 생산국임을 자랑했다.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 2조7188억1000만㎥의 22.3%에 해당하는 양이다. 미국도 5417억79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9.9%에 해당하는 양이다. 양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을 합하면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양국이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할 경우 전세계는 에너지 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러시아는 자국이 생산한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1861억200만㎥를 수출하며 천연가스 수출국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전세계 천연가스 수출물량(7835억900만㎥. 파이프라인 가스와 액화천연가스 포함)의 23.7%에 해당한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천연가스 생산량의 4%에도 미치지 않는 195억9200만㎥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세계 천연가스 수출물량의 2.5%에 해당한다.

 

반대로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거의 수입하지 않지만 미국은 천연가스 수입국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은 전세계 천연가스 수입물량(7816억300만㎥)의 14.2%에 해당하는 1112억2100만㎥의 천연가스를 수입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러시아는 6083억32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1861억200만㎥를 수출했다. 천연가스를 거의 수입하지 않은 러시아는 총 4222억3700만㎥의 천연가스를 확보한 셈이다. 반면 5417억79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한 미국은 195억9200만㎥를 수출하는 대신 1112억2100㎥를 수입했다. 총 6334억800만㎥의 천연가스를 확보한 미국은 러시아보다 생산량에선 뒤지지만 확보량에선 1.5배가량 앞선 결과를 보였다.
 
한편 2003년 천연가스 생산 3위 국가은 캐나다로 1822억5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6.7%를 차지했다. 캐나다는 천연가스 수출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러시아에 이어 천연가스 수출국 2위를 차지한 캐나다는 2003년 말 현재 1021억5600만㎥의 천연가스를 수출해 전체 수출 물량의 13%를 차지했다. 미국에 이어 천연가스 수입국 2위와 3위는 독일과 일본이다. 독일은 전세계 천연가스 수입물량의 10.8%에 해당하는 844억7800만㎥의 천연가스를 수입했다. 일본은 전세계 천연가스 수입물량의 10.3%에 해당하는 812억㎥의 천연가스를 수입했다. 우리나라는 231억7700만㎥의 천연가스를 수입했다. 
 

 

◆미국 석탄 확보량, 러시아의 4배
석탄 부문에선 미국의 우위가 확실하다. 미국은 2003년 말 현재 러시아보다 3.7배가량 많은 양(9억7000만톤)의 석탄을 생산해 중국에 이어 석탄 생산량 2위국을 차지했다.

 

미국은 자국의 석탄 생산량 중 4% 가량인 3900만톤을 수출하고 2300만톤을 수입했다. 총 9억5400만톤의 석탄을 확보한 셈이다.


러시아는 전세계 석탄 생산량의 5.4%에 해당하는 2억6600만톤의 석탄을 생산했다. 이 중 23%가량인 6000만톤의 석탄을 수출했다.

 

또 미국의 수입물량과 비슷한 2400만톤의 석탄을 수입해 총 2억3000만톤의 석탄을 확보했다. 결국 미국이 러시아보다 4배 이상의 석탄을 확보한 셈이다.


전세계는 2003년 말 현재 49억2400만톤의 석탄을 생산했다. 이 중 무연탄은 40억3800만톤, 갈탄이 8억8600만톤이다. 전세계 석탄 수출 물량은 7억1800만톤이고 수입 물량은 7억900만톤이다.

 

한편 석탄의 종주국은 15억200만톤을 생산한 중국이다. 전세계 석탄 생산량의 30.5%다.

 

중국은 이 중 9300만톤을 수출해 호주에 이어 석탄 수출국 2위를 차지했다. 3억3900만톤의 석탄을 생산하는 호주는 전세계 석탄 생산량의 28.9%에 해당하는 2억800만톤의 석탄을 수출했다.


석탄 수입국 빅3은 일본(1억6200만톤)ㆍ한국(7200만톤)ㆍ대만(5400만톤)이다. 

 

 

 

 

 

 

 

 

 

<주요 3대 에너지 생산ㆍ수출ㆍ수입 강국>
2003년 말 현재 원유ㆍ천연가스ㆍ석탄 등 주요 3대 에너지원을 모두 생산하는 나라는 러시아와 미국으로 압축됐다. 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ㆍ노르웨이ㆍ캐나다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생산하는 나라로 꼽혔다.
주요 3대 에너지원을 모두 수출하는 국가는 러시아와 캐나다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석탄 생산량은 미흡해 주요 생산국에 끼지는 못하지만 2003년 말 현재 2600만톤의 석탄을 수출해 주요 수출국 순위에 올랐다. 원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수출하는 나라는 노르웨이로 집계됐다.
주요 3대 에너지원을 모두 수입하는 나라는 미국ㆍ일본ㆍ한국ㆍ독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면서도 석탄을 거의 수입하지 않는 나라로 분류할 수 있다. 또 인도와 영국은 원유와 석탄을 수입하면서도 천연가스를 거의 수입하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월6일에는 '한국 에너지통계 35년 재조명' 12부 '에너지 공급ㆍ소비 비중'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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