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공무원들은 왜 이리 자주 바뀌나. 책임감을 갖고 진득하게 일처리를 하는 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출입처를 다니다보면 간혹 이런 반응을 보이는 취재원들이 있다. 정부, 지자체 등의 고위 간부나 직원들 인사이동이 잦다는 데 대한 볼멘소리다.

특히 전문적인 식견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 에너지, 자원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너무 자주 바뀌는 감이 없지 않다.

고위직의 경우 '경력관리 인사' 탓에 교체가 잦기도 하지만 한직으로 여겨지는 부서를 기피하는 공무원들로 인해 순환보직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업계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곳일수록 이를 기피하는 경향은 더욱 짙다.

해마다 조직이 개편되고 공무원들의 얼굴이 바뀔 때마다 곤혹스러운 건 관련업체들이다. 기자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화를 나눴던 직원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아무 것도 몰라요'라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이를 마주하게 될 때 난감하다.

업무에 익숙해졌겠다 싶을 때쯤 다시 마주한 그가 매우 강경한 어조로 특정업계만을 대변하고 있을 때면 더욱 난감하다. 그가 어떤 식으로 균형감각을 상실했는지는 보지 않아도 알 만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설명하곤 하는데 조금 알 만하면 딴 데로 가버린다"며 푸념을 늘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도권 지자체의 한 에너지관리담당 부서의 경우 한직 중에서도 한직으로 꼽혀 누가 와도 책임감 없이 적당히 일하다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꼬집기도 했다.

문제는 담당 공무원의 잦은 교체와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빚어지는 혼선을 두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가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단한 벼슬이라도 하고 있는 양 권위의식을 지닌 이들도 적지 않다.

국내 에너지 정책 여건과 업계동향을 잘 모르는 고위 공무원이 해외 출장을 다녀와서 뭔가에 '꽂히면' 새로운 에너지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윗사람이 해외에 갔다온 뒤 '그 나라는 그게 그렇게 잘 돼 있던데 우리도 빨리 도입해야겠다' 해서 만들어진 정책이 꽤 있다"며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려는 이들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찮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온실가스 감축, 해외자원개발 등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에너지 이슈가 산적해 있다. 관련인력 육성 문제도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판인데 공무원부터 전문성을 갖추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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