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재욱 발행인
[이투뉴스 / 사설] 초여름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으면서 올 여름 전력대란이 오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정부는 지난 20일 전력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한국전력을 방문해 관계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해보다 7% 늘어 사상 최대인 7477만kW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2%, 평균기온을 28.8도로 가정하고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를 내놨다. 특히 수출호조로 산업전력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냉방기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는 이처럼 급증하는 반면 전력공급은 작년보다 6.2% 증가하는데 그쳐 최대 공급 전력량은 7897만kW수준. 총전력 공급량에서 최대 전력수요를 뺀 예비전력량은 420만kW로 공급 예비율이 사상 최저인 5.6%로 떨어질 것으로 지경부는 보고 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14%를 넘어섰던 전력예비율이 지난해 6.2%로 낮아진데 이어 올해는 5%대로 떨어지는 것이다.

전력예비율이 10%대로만 떨어져도 전력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비전력이 400만kW이하로 떨어지면 대규모 정전사태로 인해 산업계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도 여천 석유화학공단 정전사고로 GS칼텍스 등이 수백억원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여름철 오후 냉방기 사용이 몰리면서 전기공급이 크게 늘어나면 부하가 걸려 대규모 정전사태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요관리를 통해 피크시간에 공장을 가동하지 않을 경우 메리트를 주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27일부터 9월2일까지 전력수급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대응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전력수급대책본부’를 가동키로 했다.

전력사용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GDP 성장률보다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기현상은 값싼 전기요금에 기인한다. 바로 이 때문에 학계나 전문가들은 원가를 반영하는 전기요금 조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도 전력요금을 조정한다고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전력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요금 현실화를 위한 로드맵까지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정부는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 시간을 끄는 사이에 전기를 이용한 냉방수요는 점차 늘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전기냉방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관리 대책도 필요하지만 소비자들이 현명한 냉방수단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총 전력수요중 냉방용이 23.1%에 이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가스 냉방 등 경제적으로 더 저렴한 냉방수단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조정밖에 길이 없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