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들, 미래투자 차원서 탐색전
대부분 창업자 지분 높아 인수 쉽지 않아

[이투뉴스]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기술력을 보유한 중견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시장 진입을 엿보고 있다.

소위 실력을 갖춘 태양광기업을 인수해 '포스트 후쿠시마(Post Fukushima)'를 준비하는 것이 전 세계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독일 등 유럽에서 잇따른 원전 폐쇄 결정이 나오면서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발전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아울러 발전차액지원제도 등 정부 보조금 삭감과 일시적 공급과잉으로 태양광 산업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있어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과의 거래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4월 태양광 기업을 정유사가 인수하는 첫 사례가 있었다. 프랑스 에너지그룹 토탈(Total)사가 미국 태양광 기업 선파워(SunPower) 주식의 60%를 14억달러에 사들였다.

10억달러를 공장에 투자한 것을 포함하면 토탈의 투자금은 24억달러 수준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토탈이 태양광 산업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스위스 태양광 장비 제조사 메이어 버거(Meyer Burger)는 5억4000만달러에 독일 경쟁사 로스앤라우(Roth&Rau)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 현재 양측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 발전사 NRG에너지는 미국이 원자력 발전소 확장을 단념한 이후 태양광 산업에 눈을 돌렸다. 이 회사는 캘리포니아 밸리 솔라 랜치(California Valley Solar Ranch)사와 아구아 캘라이언트(Agua Caliente)  태양광 개발업체에 각각 4억5000만달러와 8억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컨설팅 기업 KPMG가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산업의 투자자와 경영인의 3분의 1은 향후 18개월내 태양광 산업에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분야가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전력사들과 대기업의 사냥터가 되고 있지만, 한편에선 태양광 기업 창업주들이 회사 주식을 대부분 소유하고 있어 직접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뮌헨에 있는 유닛크레딧(UniCredit)의 마이클 타파이너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회사 창업주들은) 열정으로 회사를 차린 기업가들"이라며 쉽게 회사 지분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태양광 선두 기업이 많은 독일에서는 특히 인수에 방어적인 태세를 취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구입이 가능한 주식 수를 제한함으로써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한 방패막을 세웠다.

솔라월드(SolarWorld)의 프랭스 아스벡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가 대표적인 인물. 이 회사는 시장 가치 기준 독일에서 SMA에 이어 태양광 2위 기업으로 11억유로 가치를 갖고 있다.

아스벡 창업주는 솔라월드의 주식 27.8%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는 지분 매각을 고려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에 이어 태양광 장비 제조사 2위인 독일의 센트로섬(Centrotherm)도 가격경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높은 수요 덕분에 잘 버티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이 회사의 로버트 하르텅 최고경영자는 회사 의결권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센트로섬 주식의 절반을 가지고 있는 TCH의 대주주다. 그의 친아버지인 롤프 하르텅도 TCH 주식의 15%를 보유하고 있다.

타파이너 애널리스트는 이런 이유 때문에 "(대형 전력사들이) 인수를 통해 태양광 산업에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좁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폴리실리콘 세계 2위 제조사인 바커(Wacher Chemie)와 SMA솔라도 인수 대상으로 가장 인기있을 회사로 지목됐지만 회사 지분 구조상 인수합병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바커는 2006년 4월 주식공모(IPO)이후 주가가 60%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회사 대표 가족이 의결권주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SMA솔라도 창업주들과 가족들이 70% 이상의 의결권주를 보유하고 있다. SMA 솔라는 주주 구조의 변화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완전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직접 인수 대신 과도기적 추세로 기업간 파트너십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광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 삭감과 불경기, 투자 감소로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중국 선테크 파워의 스정룽 창업주이자 CEO도 "장기적으로 봤을때 밸류체인의 파트너십은 꽤 실현가능하며, 결국 불가피한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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