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ㆍ선물은 윤리원칙, 인권ㆍ환경은 국제규범 준수해야"

우리나라 해외진출기업이 현지국에서 뇌물과 선물, 인권, 환경 등 윤리적 문제에 직면할 경우 최대한 그 문화에 융화를 통한 유연한 대처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해외진출시 고려해야 할 윤리적 관행과 특성' 보고서에서 현지국의 종교와 문화는 최대한 존중해야 하며, 뇌물과 선물 관행은 본사에서 적용하는 윤리원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되 뇌물공여 대신 사회공헌활동 등의 유연한 대처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인권과 환경은 국제규범 이상의 선진국 수준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해외진출기업이 현지국의 종교와 관습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현지활동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개도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직면하는 큰 윤리적 딜레마는 뇌물이라며 본사의 윤리원칙을 준수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아프리카의 A국에서 뇌물 요구를 거절하는 대신 과실수 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제안을 통해 현지국의 신뢰와 사업성과를 확보했다.

모토로라는 아시아의 B국에서 공장 가동을 앞두고 소방공무원들이 대가를 요구하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나이키사의 경우 현지 유통업자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랍어로  '알라'(Allah)를 지칭하는 불꽃 모양의 로고를 신제품에 부착했다가 이슬람교를  모독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결국 운동화 전량을 리콜했다.

 유럽의 A국에 진출했던 미국 로버트 아룬델사(직물제조업)는 현지국에서 관례화돼 있는 티타임을 없애 노동자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결국 공장을 철수했다.

 

대한상의는 인권, 환경 등 인류 공통의 문제에 대해서는 선.후진국 구별없이 최소한 유엔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윤리규범을  준수하고 나아가 선진국의 엄격한 기준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물수수에 대해서는 일본을 비롯한 동양사회에서는 관행상 용인되는 수준의 선물은 개인차원이 아닌 회사차원에서 수령하고, 이를 전시하거나 기부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연한 대응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도시바, 파이어스톤 등 일본기업들은 리콜제도와 제조물책임법을 일본과 동일한 수준으로 오해해 막대한 손실에 직면한 사례가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최근  반도체 담합혐의로 집단소송 등을 통해 과도한 배상금을 판결받은 바 있다.

 

대한상의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국가별로 강조되고 있는 기업윤리가 상이하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미국은 소비자 분야의 기업윤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따라 제조물책임법,  소비자보호 관련법 등 법과 제도를 통한 규율에 중점을 두고 있다.

 

EU는 국가별로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어 기업윤리는 자율준수가  원칙이지만 노동과 환경 문제에 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중국은 외국기업에 적용하는 환경 및 안전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외국기업과 자국민의 이해가 충돌하면 외국기업에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사회규범보다는 민간 자율의 윤리경영 실천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 경제단체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