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부교수

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박사

[이투뉴스 / 칼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였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룬 쾌거라는 기쁨과 함께 우리나라가 이제 하계올림픽, 월드컵, 국제육상대회에 이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다섯 번째로 스포츠 그랜드슬램을 이루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끼게 하였다.  유치위원회가 준비한 최종발표도 정말 잘 준비하였다고 하여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발표가 끝난 뒤, IOC 위원들의 질의응답시간에 나온 세 가지 질문과 답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준비과정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주었다. 첫 질문은 최근 결혼한 모나코의 알베르 대공의 질문이었다. 그는 평창 올림픽이 얼마나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준비되는가를 물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답변 중 하나가 바로 재생에너지의 적극적인 사용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타운에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것 역시 과연 New Horizons 다운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정책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먼저, 보급이 이루어질 때 국민들이 이러한 보급정책을 환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재생에너지가 가지는 분산형 전원이라는 장점과 달리 에너지 수요자들이 대부분 모여 있는 도시지역의 보급사업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의 공급방안이 재생에너지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공급이 이루어지기 보다는 FIT나 RPS제도가 중심이 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화력발전소들의 경우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수요처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대형 공급처를 구성하여 도시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요처에 직접 공급시설을 짓는 방안의 지원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 중 가장 적극적인 것이 바로 현재 계획 중인 신도시 및 도심재개발 단지 등 도시지역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평창지역에 건설될 동계올림픽 단지 역시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사업에 매우 적절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풍력, 태양광 등 주에 재생에너지원은 물론, 쓰레기 소각에서 나오는 열이나 온도차를 사용하는 천부지열의 경우는 이미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 사용되고 있어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올림픽 단지 안에도 소규모 풍력 및 태양광 발전시설과 축전지를 이용할 경우 가로등에 사용되는 전력이나 공공건물 등에 사용되는 전력의 상당부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를 비롯한 기존 건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들 건물에도 적절한 신재생에너지시설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내 에너지기업의 지원과 에너지분야  첨단기술이 동원되는 다양한 시설의 설치도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다.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 에너지기업의 국제경쟁력과 정부가 그 동안 지원해 온 에너지분야 기술개발사업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평창은 우리나라 에너지분야에도 New Horizons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며, 국민에게는 지속가능발전의 좋은 교육 및 체험의 현장이 될 것이며, 또한 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의 성공을 온 세계에 보여주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조직위원회가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지역 주민들은 어떠한 선택을 원하는지, 정부는 과연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 아직 크게 논의된 바가 없다.
보다 환경적인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보다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이고 환경친화적인 행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개최지역인 평창지역 주민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동의가 필요할 것이다.

맑은 하늘과 눈부신 설경, 그리고 청정에너지원을 공급하는 2018 평창을 생각하면서 평창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범국가적인 차원의 청정에너지 공급방안에 대한 토의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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