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일상의 압박을 떠나 피서지로 떠나는 기쁨은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막상 갈만한 피서지를 찾기는 쉽지 않다.
 
매년 늘 가는 곳으로 갔다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고생만 하다 돌아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여행에서의 피로와 함께 근육통, 수면장애, 피부화상 등 바캉스 증후군으로 애를 먹는다. 몸과 마음을 쉬러 떠나는 휴가가 이제는 직장인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휴가 개념이 잡히기 시작한 지는 약 50년으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휴가지 여행이 시작된 것은 1960대 후반부터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이나 시내에서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1960년대 후반들어 계모임 등에서 관광버스를 대절해 해수욕장에 다녀오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굳어졌다. 1970년대 들어서는 '바캉스'라는 용어가 흔해졌다. 거듭된 경제성장을 보인 1980년대엔 휴가보너스와 피서철 교통체증, 바가지 상술 등 휴가와 관련된 새로운 용어도 탄생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휴가철을 이용해 해외로 여행을 나가는 피서객들도 생겼다. 해외 여행을 하는 피서객은 1990년대 후반 IMF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21세기 이후 다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단적으로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인의 휴가법은 고비용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 경제성장에 따른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비용만큼 큰 효과를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에너지 바캉스'가 스마트한 휴가의 답이다.

이미 국내에 있는 왠만한 피서지는 어느 곳이든지 휴가철에는 피서객으로 가득찬 상황이다. 바글거리는 피서객 사이에서 진정한 휴가(休暇)의 의미를 찾기는 쉽지 않다.

2000년대 후반들어 템플스테이와 같이 새로운 피서법이 개발돼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그마저도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면서 예전과 같은 매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많은 현대인들이 휴가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휴가란 '쉰다'는 뜻의 '휴(休)'자와 '여유있게 지내다'란 '가(暇)'자가 합쳐진 단어로 '여유를 가지고 쉰다'는 뚯이다.

화장실 가는데도 줄을 서야하는 피서지에서 이런 여유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람들이 득실대는 도시를 떠나 피서객들로 넘쳐나는 여행지로 가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스스로 쉬면서 여유를 찾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현대인들이 휴가철마다 같은 방법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 한국인 특유의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마음에서도 이런 피서법을 부추긴다. 옆집 누구는 어디를 가니 자신도 거기 정도는 가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휴가지를 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휴가라고 해서 꼭 피서지로 떠나야 할 필요는 없다. 직장인에게 휴가가 있는 이유는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한 것이다. 무턱대고 떠나기 전에 진정한 재충전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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