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코오롱베니트 환경IT사업팀 차장

 

[이투뉴스] 2010년 관리업체로 지정된 380개의 업체 및 사업장들은 지난달 30일까지 인벤토리 구축 및 제3자 검증을 거쳐, 명세보고까지의 숨 가쁜 일정을 달려왔다. 처음 가는 길인만큼 수준의 차이는 있겠으나, 좌충우돌과 혼란스러운 과도기를 함께 거쳐 왔다고 할 수 있겠다. 한 숨을 돌렸으나 그 이후로의 작업도 만만치 않다. 기업의 배출허용량 산정과 이에 기반을 둔 감축목표의 협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금 미래배출량 산정을 위해 예상 성장률을 도출하고 신∙증설 설비 계획을 정량화하는 작업을 요청 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작업은 객관적인 근거자료의 제출까지를 고려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다. 이를 위해 어느 자료까지 준비돼야 하며, 어느 기준까지 서로가 인정할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채 안개 속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적어도 어떤 식으로든 방향을 정하고 보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행을 한다는 것은 감축목표를 설정한다는 조건의 실천이다. 그렇다면 감축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기업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달 제출됐던 온실가스배출에 대한 분석이다.

과거 4년의 배출량 추이가 어떠했는지, 생산량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 에너지 사용량과 추이는 어떠했으며, 사용변화의 요인은 무엇이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즉, 단순한 숫자들을 의미 있는 데이터로 만드는 작업을 선행하고 분석∙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감축할 수 있는 기술과 방안들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업종별 공동체들이 관련 기술의 공유와 자료의 수집 및 연구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답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정부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의 감축 데이터베이스(DB) 및 기술의 공유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스스로 감축할 수 있는 내·외부 감축아이템들을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고, 재무적 관점의 비용편익분석을 통해 저감기회 별 우선순위 도출을 통한 감축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속적인 관리체계의 구축이다. 목표관리제의 대응은 1회성 작업이 아니다. 매년 계속돼야 하며, 앞으로 추진되는 배출권거래제 등의 시장에도 대응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체력을 길러야 하며, 소위 말하는 내공을 키워야 한다. 그 첫걸음이 내부적 관리체계의 마련이라 하겠다. 온실가스와 에너지의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며, 관련 데이터들의 품질을 어떻게 보증하며, 이렇게 축적되는 데이터들을 어떻게 전략적인 의사판단의 데이터로 만들어 내는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성과관리활동과 마찬가지로 온실가스 및 에너지의 관리체계를 내재화하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비용발생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의 데이터들이 전략과 연계되지 못하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제부터 쌓이는 데이터를 어떻게 내재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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