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불구 전체 성장률 상승 견인

[이투뉴스] 중국 풍력 터빈 제조사들의 성장과 미국 경제 침체가 세계 풍력 시장의 지형을 바꿔 놓고 있다.

7일 세계 풍력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반적인 풍력시장은 침체기로 돌아선 것 처럼 보인다. 2009년 25%였던 전년 대비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3%에 그쳤다.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 둔화가 목격되기 시작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시장 성장률이 27.4%인 것을 감안하면 큰 하락이다. 경기 침체로 가장 큰 미국시장이 터빈 설치가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은 5115MW를 신규 설치했다.

그마나 중국이 풍력 설치를 대폭 늘리면서 3%라는 전체 성장이 가능했다고 <리뉴어블에너지월드>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 한 해 세계 풍력 신규 설치의 48%(1만8928MW)는 중국에서 이뤄졌다.

나머지 설치량의 27.9%는 유럽이었다. 4년 전만해도 유렵의 비중은 50%를 상회했다. 중국의 경우 자국산 터빈설치를 적극 유도해 상대적으로 성장폭이 컸다.  

중국의 활약으로 풍력 터빈 제조사들의 순위에도 변화가 있었다. 베스타스(Vestas)와 GE에너지는 세계 시장의 24.4%를 점유했으나 최근 중국 터빈 공급업자들에 의해 선두 자리를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제조사 시노벨(Sinovel)은 GE에너지의 업계 2위 자리를 빼앗았고, 4개 중국 공급사들이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업체들의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1.2%다.

또 다른 시장의 두드러진 변화는 마이너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다. 2007년 전까지만 해도 10위권 이하의 기업들은 전체 시장의 5~6%만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8년 이들 기업들의 점유율이 15.8%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0.2%로 확대됐다.

중국 기업들의 빠른 성장이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년간 터빈 공급업자들간의 인수, 합병도 두드러졌다. GE에너지가 스캔윈드(Scanwind)와 다윈드(Darwind), 드윈드(DeWind)를 인수한데 이어서 지난해 아레바(Areva)가 멀티브리드(Multibrid)를 인수했다.

또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UTD)는 클리퍼(Clipper)를 사들였다.

중국, 풍력 업계 상위권 진입 

지난해베스타스는 여전히 시장 세계 1위 터빈 제조사 자리를 유지했으나 GE에너지는 중국 시노벨에게 2위 타이틀을 내줬다. 베스타스와 시노벨은 작년 1만228MW의 터빈을 세계 곳곳에 공급했다.

시노벨은 특히 자국내 시장에서 호황을 누렸다. 회사는 2009년 업계 3위에서 1년만에 2위를 꿰찼다.

미국의 주요 공급사인 GE에너지는 미국의 경기 침체 타격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GE에너지는 시노벨에 이어 중국 제조사인 골드윈드(Goldwind)에게 추격당하고 있다. 골드윈드는 지난해 GE와 비슷한 용량의 터빈을 공급했다.

이 밖에 독일의 에너콘(Enercon)이 5위, 인도의 수즐론 그룹(Suzlon Group)이 6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해외 제조사들의 2010년 시장 점유율은 10.5%에 그쳤다. 전년보다 3.5% 떨어진 수준이다.

시노벨, 골드윈드 이외에 중국 제조사 두 곳이 처음으로 업계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동팡(Dongfang)과 유나이티드 파워(United Power)다. 이 밖에 중국 기업 밍양(Mingyang)과 세윈드(Sewind), 하라 XEMC (Hara XEMC)가 각각 11위, 14위, 15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유럽과 미국이 중심이었던 시장 선두 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2010년 풍력 터빈 공급 상위 10위 기업

1위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스 (Vestas Wind Systems, 5842 MW)

베스타스는 연간 설치량과 누적설치량에서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로서 자리를 유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2009년 12.5%에서 2010년 14.8%로 증가했다. 회사는 스웨덴에서 최대 공급사로 입지를 굳혔으며, 중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세계 최대 시장 10곳에서 업계 3위 안에 들고 있다.

2위 시노벨 (Sinovel, 4386 MW)

시노벨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중국 기업은 2007년 상위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이후 2010년 세계 2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시노벨은 중국 상하이에 3MW급 해상용 터빈 34개를 전력망에 연결시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3위 GE 에너지(GE Energy, 3796 MW)

종전 업계 2위였던 GE에너지는 2010년 3위로 하락했다. 시장점유율도 2009년 12.4%에서 2010년 9.6%로 줄었다. 강한 제조 능력을 갖춘 GE는 미국 시장에 가장 많은 공급을 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웃 국가인 캐나다에서도 두 번째로 큰 공급사다.

4위 골드윈드(Goldwind, 3740 MW)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에 3740MW를 설치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09년 7.2%에서 이듬해 9.5%로 상승했다. 지난해 상위 10개 터빈 공급사 중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보인 회사 중 한 곳이다.

5위 에너콘 (Enercon, 2846 MW)

독일 제조사인 에너콘은 지난해 2846MW를 설치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전년도 8.5%에서 7.2%로 떨어진 수준을 보였다. 이 회사는 독일과 프랑스에서 터빈 공급을 가장 많이 하는 회사다. 독일 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캐나다에서는 3위 기업이다. 다른 공급 업체들보다 더 다양한 국가에 터빈을 공급하고 있으나,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과 중국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에너콘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상업용 육상 풍력터빈을 제조하고 있다. 7.5MW 용량을 기록했으며 회전 날개 지름은 127미터다.

6위 수즐론 그룹 (Suzlon Group, 2736 MW)

인도 회사인 수즐론 에너지는 2009년 RE파워 인수를 완성했으며 회사의 투표권과 지분의 90%를 보유하고 있다. 수즐론은 2010년 1876MW를 설치했으며, 자회사인 RE파워도 859MW 상당의 풍력터빈을 공급했다. 양사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6.9%를 차지해 수즐론 그룹이 세계 6위 풍력터빈 공급기업으로 오르게 했다. 수즐론은 지난해 인도에서 최대 터빈 공급사였으며, RE파워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각 업계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RE파워는 6.15MW급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해상용 터빈을 보유하고 있다.

7위 동팡 (Dongfang, 2624 MW)

중국에서 세번째로 규모가 큰 동팡은 2010년 자국에 2624MW를 설치해 세계 7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2009년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8위 가메사 (Gamesa, 2587 MW)

스페인 기업 가메사는 2008년 3위에서 2010년 8위로 순위가 뚝 떨어졌다. 회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08년 12%에서 1년만에 6.6%로 하락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여전히 선두 기업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시장에서도 공급을 가장 많이 하는 회사다.

9위 지멘스 윈드 (Siemens Wind, 2325 MW)

독일의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지멘스 윈드는 2010년 2325MW를 설치해 전년보다 시장 점유율을 2.6% 끌어올렸다. 지멘스 윈드는 영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공급을 가장 많이 한 회사였으며, 세계 해상용 풍력터빈 시장에서 가장 큰 공급사로 자리를 유지했다.

10위 유나이티드 파워 (United Power,1600 MW)

유나이티드 파워는 2007년 중국 '빅 파이브' 주정부 소유 전력사 중 하나인 궈디앙 코퍼레이션(Guodian Corporation)에 의해 설립됐다. 이 회사는 2009년 세계 12위를 기록했으나 2010년 1600MW 이상을 중국에 설치해 처음으로 10위권에 들어섰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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