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남제주화력발전소 '폐열회수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
발전폐열 3.4%만 활용하면 국내 온실 전체난방 해결 가능

▲ 에너지별 전력생산비율.

▲ 화력발전 폐열을 활용한 난방을 통해 자란 망고.
[이투뉴스] 화력발전소의 폐열이 열대작물 재배 농가의 한숨을 잦아들게 했다.

그동안 열대작물의 재배 환경을 맞추기 위해 온풍난방기를 이용하는 등 난방에 들이는 비용이 꽤 많았다. 그러나 화력발전소에서 버려지는 열을 활용함으로써 난방비용이 확연히 줄었다.

폐열 재활용은 화력발전소 측에서는 CO₂ 배출 저감 효과를, 농가에서는 난방비용을 절감하는 등 1석 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이 같은 효과를 보고 있는 곳은 제주도의 5265㎡ 규모 망고 농가다.

농촌진흥청은 남제주화력발전소의 온배수를 시설원예단지 난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폐열회수 히트펌프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 광양제철소와 곡성 금호타이어에서 폐열을 직접 농가로 보내 토마토, 장미, 망고 등을 재배한 경우는 있었지만 히트펌프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트펌프를 사용하면 히트펌프가 소비한 전력량의 4배가 넘는 에너지가 생산되기 때문에 효율이 훨씬 좋아진다.

망고 농가는 이 시스템을 이용함으로써 같은 면적의 온풍난방기 사용 농가와 비교했을 때 87%의 난방에너지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력발전소는 석유, 석탄과 같은 연료를 연소해 얻은 열 에너지로 물을 끓여 증기로 바꾼다. 이 증기가 갖는 에너지로 증기터빈·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증기터빈을 돌리고 나온 증기는 냉각수에 의해 물 상태로 응축된 후 다시 보일러에 되돌려 보내진다.

폐열회수 시스템에 사용되는 온배수는 이 같은 과정에서 수증기를 냉각하는 데 사용한 후 배출되는 물로서, 평균 23℃를 유지한다.

폐열회수 히트펌프 시스템은 온배수의 열을 열교환기에서 흡수한 후 히트펌프를 이용해 40~50℃의 온수를 생산하고, 이를 온실 내부에 설치한 팬 코일을 통해 순환시키면서 실내 공기를 가열하는 방식으로 난방을 한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화력발전의 경우 대부분 해변가에 위치하고 바닷물을 활용해 터빈 냉각을 한다. 국내 화력발전은 모두 25개가 가동중이며 국내 소비전력의 62.7%를 생산하고 있다.

화력발전량은 2008년 기준 25만8700GWh로, 연료로부터 전기까지 변환률은 40%수준으로 나머지 60%는 폐열로 버려지고 있다.

강연구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에너지환경공학과 연구사는 "발전폐열의 3.4%만 활용하면 국내 온실 전체의 난방에너지(1만3217GWh)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화력발전소 옆 대규모 원예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당진, 태안, 보령, 삼천포, 하동 등 발전소 소재 지자체에서 폐열활용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강 연구사는 "화력발전 폐열활용 사업의 경우 국비와 지자체에서 각각 40%를 지원하므로 농가는 20%만 부담하면 된다"면서 "이 사업의 경우 히트펌프 설치 등 초기투자비용에 대한 회수 기간이 평균 1.6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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