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삶과 자연' 사진전을 관람했다.

'자연의 풍경', '생명의 드라마', '지구의 눈물', '절망 속 작은 희망' 등 4가지 주제로 열린 사진전의 첫 번째 테마는 지구의 풍경이었다.

중국 서부 사막 지대부터 남극 앙베르 섬까지, 미디어를 통해 흔하게 봤을 법한 풍경이었지만 새삼 전율이 느껴졌다. 사진이 담긴 프레임 앞에 정면으로 설 때마다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실제 사막에 두발을 딛고 서서 텁텁한 모래바람과 태양 앞에 서 있다면, 또는 페루 남부 안데스 산맥 기슭의 갈라진 아르가로보 나무와 허공과 같은 대지를 바라보고 있다면 마냥 아름답다 할 수 있을까.

자연은 오감 이상의 체험으로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발길을 옮기자 검은 염소를 들고 가는 나이지리아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석유개발로 오염이 심화돼 더 이상 어류가 잡히지 않자 타이어를 태워 그을린 그들의 식량이었다.

미국 알래스카의 바다코끼리떼는 당장은 가라앉지 않을 작은 부빙위에 발 디딜 틈 없이 모여 안절부절 못하고, 북국의 곰은 생사를 건 빙하찾기에 나서고 있었다.

그리고 또다른 사진 속에서는 스페인 남부의 어느 태양열 발전소와 미국 레드호크 화력발전소의 배기가스로 양식한 녹조류의 모습, 또 이를 이용한 바이오 디젤이 목격됐다.

절망 속 작은 희망들이었다. 정말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들이 화석연료의 족쇄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연의 실체를 쉽게 파악할 수 없듯 그 같은 희망도 현실에서는 장담이 쉽지 않다. 신재생에너지는 자연을 이용하지만 아직 화석연료보다 많게는 수십배의 투자가 필요하다.

중국처럼 산업육성을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돈을 쏟아 붓거나 독일처럼 계획적으로 보급 확산을 성공 시키거나 성과를 위한 투자와 지원은 필수요소다.

그리고 이런 재원은 결국 전기요금이나 세금의 형태로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최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산업 규모가 2007년에 비해 엄청난 성장을 이룩했다고 홍보에 나섰지만, 실제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더디다 못해 제자리걸음이다.

기업들 역시 세계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한편 생존력이 없어 아사직전인 곳도 부지기수다. 당장 내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가 시행되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

정부는 왜 지금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은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 보다 현실적으로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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