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 사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그동안 현안이었던 수르길 가스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3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겐트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직후 양국 정부는 수르길 가스전 개발과 가스·화학 플랜트 건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원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아랄해 인근 1300억㎥(액화천연가스 환산시 9600만톤, 원유환산시 8억3000만배럴)의 가스전을 개발·생산하고 가스·화학 플랜트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무려 41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2006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카리모프 대통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시작됐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동안 미뤄져 온 것. 양국은 이 사업을 위해 합작회사 Uz-Kor 가스 케미컬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이번에 합작법인이 우즈베키스탄 석유가스공사(UNG)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합작법인은 한국가스공사(22.5%), 호남석유화학(22.5%), STX에너지(5%)가 지분을 참여한 한국 컨소시엄이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UNG가 갖고 있다. 한국컨소시엄은 총 투자비의 60%에 해당하는 24억달러는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등을 통한 외부 차입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16억여달러는 자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측은 투자비를 모두 조달해야 하고 우즈베키스탄은 자원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빠르면 내년 초 착공해 2015년 말 부터는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가 2040년까지 25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수르길 프로젝트가 가동하면 우리나라는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장기간 확보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자원외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장기도입계약이 2013년~2015년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가뭄에 단비라고 하겠다. 또한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세계의 천연가스 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 상황.

그러나 프로젝트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먼저 한국 컨소시엄이 처음에는 가스공사 17.5%, 호남석유화학 17.5%, SK가스 5%, LG상사 5%, STX에너지 5%로 구성됐다가 SK와 LG가  빠졌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 컨소시엄내 지분을 갖고도 혼선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국제간의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 상황에도 여러 가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40억달러가 넘는 자본을 조달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여간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자금 조달을 둘러싸고 컨소시엄내 갈등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이번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시켜야할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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