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통 아프리카 전문가 정해정 MK인터내셔널 회장
30년 현지 경험 노하우로 경제·사회분야 자문역까지 맡아

▲ 정해정 mk인터내셔널 회장

[이투뉴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옛말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기업, 또는 인물을 설명할 때 곧잘 인용된다.

정해정 MK인터내셔널 회장<사진>는 아프리카 관련 정보의 1인자로 통한다. 아프리카에서만 무려 30년동안 비즈니스와 각종 사회활동을 펼쳐온 그다.

정 회장을 처음 만난 건 해외자원개발협회가 지난 6월개최한 '제 3차 한-아프리카 프렌드십 강화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에서였다.

정 회장은 현지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쪽집게처럼 짚어냈다. 현지 치안 상황, 필요한 산업, 성장 가능성, 자원 상황, 진출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 회장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잦아졌다.

정 회장을 지난 8월 30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 MK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만났다. 출장을 이틀 앞둔 때문인지 매우 분주했지만 매사에 성실한 모습 때문인지 여유와 배려가 느껴졌다.

정 회장이 처음 아프리카를 경험하게 된 계기는 미국 유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기 중 나이지리아 출신이 있었는데, 그의 어려운 사정을 도와준 것이 지금의 정 회장이 아프리카 전문가가된 계기였다.

당시만해도 아프리카인에 대한 선입견이 많았지만 정 회장이 마음을 열고 다가서자 그 아프리카 청년이 고국으로 돌아가 상무부 장관이 돼 사업제의를 해온 것이다.

아프리카 진출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많이 낙후돼 있었고 현지인들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아 적응에 애를 먹었다.

아프리카인들은 가족사가 있을 때 며칠씩 회사에 출근을 안하는 경우도 있는 등 우리 기준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정 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인들이 잔정이 많아서 한번 내 사람이다 마음을 주고 받으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등 우리와 정서가 비슷한 측면도 많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업을 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했지만 지금 정 회장의 활동은 그런 차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MK인터내셔널은 아프리카 21개국에서 제조, 국제무역, 컨설팅, 금융, 산업단지조성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아프리카 6개국에서 대통령 경제자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UN 산하 '아시아-아프리카 경제회의' 공동의장, 국내 아프리카 관련 정책, 사업 등의 자문 역할 등을 맡고 있다.

외국에서 온 사업가를 경제자문으로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정 회장가 아프리카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짐작케 한다.

▲ 정해정 mk인터내셔널 회장

정 회장은 국내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 전략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이나 국제적 이슈가 있어 UN의 의결권이 아쉬울 때만 아프리카를 찾고 있다. 단기적인 목적만을 가지고 일정한 관계를 형성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 기업들의 꾸준한 진출이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적당히 공략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며 최소 3~5년 이상의 꾸준한 노력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국내 아프리카 진출 자문 역할도 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들이 현지를 자주 방문해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아프리카가 54개국이 분포돼 있는 워낙 넓은 지역이다 보니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최소 동·서·남·북·중앙 등 5개 지역으로 구분해 언어, 관습, 기후, 보유자원 등 각 지역별 특성에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항구와의 거리가 먼 곳 보다는 최대 1000~1500km 이내 지역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동북부에서는 수단, 중앙아프리카는 카메룬, 서부는 나이지리아, 남부에서는 모잠비크와 짐바브웨 정도를 꼽았다. 특히 짐바브웨는 자원이 많고 나라도 크다. 모니터링 하고 있다 기회가 생기면 바로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앙골라도 아직 개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 눈여겨봐야 하며 사하라 이남의 블랙아프리카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최근 전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업화와 교통, 해운, 항공 등 수송부문 개발에 참여해야 하고, 교육과 의료 부문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워낙 고속성장을 기록하고 있어 빠르면 10년내에 우리 경제 수준과 근접해질 수 있는 등 '압축성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선전화 보급이 안되던 나라에서 휴대전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는 게 정 회장의 분석이다. 그 만큼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

정 회장은 체질상 한 곳에 머물러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요즘도 국내외를 넘나들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한다.

때마침 인터뷰 중 인도네시아 출장건으로 현지에서 일정을 조율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1년중 7개월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정 회장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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