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 개발기금 창설 약속

중국과 인도가 아프리카를 놓고 구애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35개국 정상과 13개국 대표 등 아프리카 48개국 지도자를 불러 모아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4~5일 베이징)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와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인도가 서방 국가 대부분이 손을 놓고 있는 아프리카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자원의 보고로 꼽히는 아프리카 진출경쟁에 인도가 가세함으로써 세계 경제의 성장점으로 주목받는 친디아(중국과 인도의 앞뒤 글자를 붙여 만든 합성어)가 아프리카를 놓고 구애경쟁을 벌이는 격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은 4일 포럼 개막연설에서 2009년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후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중국과 아프리카의 발전없이 세계평화와 발전은 있을 수 없다"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중국과 아프리카의 공동 이익과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년간 호혜차관 30억달러와 수출차관 20억달러 등 50억달러를 아프리카에 제공하고 중국-아프리카 개발기금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채 2009년까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원조를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아프리카인 1만5000명에게 직업훈련을 시키고 학교와 병원, 말라리아 병원 건설을 지원하는 한편 젊은 중국인 자원봉사자를 아프리카에 파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도 아프리카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한 나라의 대(對)인도 경제관계만도 20억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과거 미국과 유럽에서 구했던 투자유치 및 전문기술 습득을 위해 요즘은 뉴델리와 뭄바이(봄베이)를 찾기 시작했다.


요하네스버그 소재 정책연구센터 선임분석가인 프란시스 코르네게이는 "이건 자원전쟁"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에서 석유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중앙아시아에서 송유관을 놓고 경쟁하듯 아프리카에서는 광물 및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1세기 자원쟁탈전에서 인도는 중국에 치여 상대적으로 작은 '경기 참여자'지만 최근 적극 공세에 나섰다.


중국이 투자하는 아프리카의 모든 국영광산 입찰에서 인도는 항상 2번째로 높은 금액을 써내는 응찰자다. 인도 기업들은 이미 3억2000만달러 이상을 직접 투자한데 이어 근 1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세계은행 아프리카 담당 경제자문관인 해리 브로드맨은 "오늘날 중국과 인도의 대 아프리카 투자와 무역의 규모와 속도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를 "아프리카의 실크로드"로 표현했다.


주요 산업이 모두 국영인 중국과 달리 인도는 국가가 자국기업에 아프리카에 투자하라고 명령할 수 없다. 그러나 요하네스버그 주재 인도영사관의 나브딥 수리 총영사는 농업과 소기업은 인도모델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크고 자본집약적인 중국 것에 비해 아프리카에는 인도 것이 더 가깝다는 것이다.


수리 총영사는 "세네갈에서부터 아이보리코스트, 앙골라에 이르기까지 내가 다녀본 모든 곳이 인도모델을 선호했다"면서 "인도는 민간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고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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