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철도현대화 산업과 연계 전략

우리나라가 나이지리아의 철도 현대화사업을 수행하고 대가로 현재 생산 중인 유전 지분을 얻는 '빅딜' 협상에 착수했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인 다우코루 나이지리아 석유장관과 '나이지리아 철도 현대화사업과 유전개발을 연계하는 협력약정(MOU)'를 6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약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나이지리아 2단계 철도 현대화사업을 수행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장기저리의 상업차관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나이지리아는 대가로 현재 생산중인 유전 지분을 우리나라에 양도하는 것이다.


이승우 산자부 유전개발팀장은 "이번 협정은 나이지리아의 철도 현대화사업과 유전개발을 연계하는 한국형 해외자원개발 모델"이라며 "유전개발과 발전플랜트를 연계한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로 적용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현대화사업은 협궤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철도를 표준 궤도로 새롭게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이번에 개편하는 철도 노선은 남부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의 중심도시인 포크하코트에서 수도인 아부자를 거쳐서 북부의 마이두그리까지 총연장 약1500㎞다.


생산유전과 철도 현대화사업 빅딜에 의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나이지리아의 자원을 서로 주고받는 윈-윈 프로젝트라는 게 산자부의 분석이다. 특히 산자부는 나이지리아의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 수주는 물론 그간 우리 정부가 적극 추진해 왔던 생산유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이팀장은 "이 사업에는 약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사업비중 일부를 장기저리의 상업 차관 형태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면 나이지리아는 낮은 금리의 차관제공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생산유전의 일정지분을 제공한다"며 "이후 구체적인 생산유전 규모 및 상업차관의 규모를 확정짓기 위해 실무협상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체결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오전 우리나라를 국빈방문 중인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 기업의 나이지리아 원유·가스전 개발사업, 수력발전 및 철도 건설사업 참여 등 양국 관심사항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노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원유·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나이지리아 정부의 관심과 배려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오바산조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력발전 및 철도 등 인프라 건설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철도와 생산유전 연계구상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한-나 자원협력위원회에서 정세균 산자부 장관이 다우코루 장관에게 제안한 중소규모 생산유전 할애 요청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후 지난 8월 이원걸 산자부 2차관의 아프리카 5개국 순방 당시 오바산조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철도현대화 사업과 생산유전을 연계하는 방안을 전격 제안함으로써 양국간의 협의가 급진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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