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장 방한 강연
"온실가스 80%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늘려야"

▲ 레스터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 소장이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 창립 3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안보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재단>
[이투뉴스] "우리는 안보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전쟁은 더 이상 위협요소가 아니다. 지금 누가 미국을 공격하겠는가. 하지만 기후변화는 미국을 위협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물부족, 식량가격 상승 등이 21세기의 새로운 안보 위협이다."

레스터 브라운 지구정책연구소 소장<사진·77>은 지난 11일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 창립 3주년 국제 심포지엄'에서 안보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브라운 소장은 "북극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1m만 상승해도 방글라데시 농경지 50%가 줄고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의 메콩델타 지역이 침수돼 농작물 가격이 상승하며 1억명 이상의 기후이민자가 발생한다"며 "하지만 우린 이런 미래 위협에 대해 막연히 '발생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소장에 따르면, 과거 수메르는 관개체제가 실패해 토양 염분 상승으로 밀 수확량이 감소했고 마야는 산림황폐화로 토양침식이 일어나 식량부족으로 멸망했다. 문명 붕괴에 앞서 환경적 쇠퇴기(환경변화)가 있었고, 그런 변화가 식량부족 사태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 우리 문명도 마찬가지로 과거처럼 식량경제가 붕괴되고 있다"면서 올 여름 러시아 서부지역에서 열파(熱波)가 이어져 1억톤에 달하던 곡물 수확량이 6000만톤으로 감소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브라운 소장은 "만약 재해가 모스크바가 아니라 시카고 였다면 미국 곡물수확량의 40%가 줄어 세계 곡물가격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올랐을 것"이라며 "석유수출국은 곡물을 얻기 위해 석유를 매매하고, 석유자원이 없는 국가는 결국 식량부족을 심각하게 겪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벼랑 끝에 선 지구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후변화 위협을 모면할 '플랜B(대책)'으로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꼽았다. 브라운 소장은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0%를 줄이고 세계 인구를 80억명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한편 빈곤을 퇴치하고 숲, 토양, 어장 등의 자연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산화탄소 80% 감축은 매우 어려운 목표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경제체제로 바꾼다면 가능한 수치"라면서 "LED 조명과 모션센스(감지등)만 결합해도 전력사용을 90%까지 줄일 수 있고 화석연료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꿔도 3분의 2만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억제 수단으로서 풍력발전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했다. 다른 에너지원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력 재생에너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운 소장은 "현재 건설되고 있는 풍력용량은 10GW에 달한다. 중국 광저우 7.8GW규모 풍력단지 생산전력으로 폴란드나 이집트 전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 중 풍력은 새로운 에너지경제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초의 글로벌 환경문제연구소인 월드워치연구소를 창립한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워싱턴포스트>와 <포린 폴리시> 등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선정한 세계적 환경석학이다.

1987년 유엔환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신간 '앵그리 플래닛(도요새)' 출간과 기후변화센터 창립 3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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