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관련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에게 도리어 혼란만 가중시키는게 아닌지 걱정된다"

해외자원개발협회가 최근 개최한 '자원개발 용어집' 발표회에서 나온 말이다.

해자협은 한국지구시스템공학회,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대한지질학회, 한국암반공학회, 한국자원경제학회 등과 함께 약 6개월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자원개발 용어집' 편찬을 진행했다.

그동안 학계 및 산업계에서 분야별로 통용되는 용어가 정리되지 않아 혼란이 있었고, 해외사업 추진시 외국 엔지니어들과의 의사소통해서 문제가 있었다는 게 용어집 편찬의 이유였다.

최근 몇년사이 자원개발이 활성화되면서 남발돼온 용어들을 정리할 수 있는 용어집 발간은 그동안 꾸준히 그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활용되는 용어를 모두 통합한다는 작업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정인데다, 지난해 9월에 용어집 개발에 착수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초안을 잡는데만 8개월이 걸릴 정도로 품도 많이 들었다.

이후 편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구성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아 약 6개월만에 이번에 표준화 작업이 완료된 것이니 그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용어집 발표회에서는 편찬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칭찬과 함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자주 통용되는 용어가 많이 누락돼 있고 일부 용어의 경우엔 실제 쓰임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계에서도 용어 내용이 좀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자협 관계자가 직접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용어집을 최종 수정 보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를 두고 "용어를 한번 정리하게 되면 향후 모든 논문, 발표, 자료 등에 해당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이 민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가 곧 생각을 좌우한다'는 옛말처럼 용어를 정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한편으론 위험한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필요성만 인식하고 실제로 뛰어들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면에서 이번 용어집 편찬 작업이 필요했다는 사실에는 공감하고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작업이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은 지울 수 없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한 업계 관계자가 "평균 5년 이상 걸리는 작업을 6개월만에 마무리 짓는 게 가능하냐"고 지적한 것이 귓가에 맴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디 이날 발표회에서 나온 지적이 용어집을 보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만드는데 힘이되길 기대해본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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