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태 대안들
정전사태 대안들
  • 문채주
  • 승인 2011.10.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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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주 목포대학교 신재생에너지기술연구소장
문채주 소장

[이투뉴스 /칼럼] 우리나라 근대 역사상 최대 정전인 9.15 순환정전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병원, 군사기지, 목동야구장의 프로야구 중단까지 정전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켜 현대사회가 얼마나 전기에 의존하며 살고 있는지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정전사태로 인한 전체 피해 신고건수는 8,962건, 신고액은 601억원으로 잠정 집계되었으며, 엘리베이터에 갇힌 인원은 2,095명이고 119에 구조요청은 1,095건, 정지된 신호등이 2,877개로 보도되었다. 사고 이후 정부에서는 지경부 공무원 4명과 한전 임직원 5명, 전력거래소 임직원 8명 등 총 17명에 대한 대규모 문책이 단행하였으며, 피해보상과 장·단기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게 될 전력위기 대응체계개선 TF를 발족시켰다. 이 TF는 피해보상위원회, 동계 전력수급대책반, 단기제도 및 비상대응체계 개선반, 장기 전력수급개선반 등으로 구성하여 대책마련에 돌입하였다. 또한 예비전력이 200만kW이하로 떨어지거나 순환정전이 확정되면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후속조치도 마련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9.15 정전사태와 관련 전력계통 기능통합 유무를 놓고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정전원인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국회는 전력계통망의 운영주체와 소유주체의 이원화로 전력계통 운영 경험이 풍부한 한전으로 이 업무를 이관하여 전력계통 운영을 일원화해 효율성과 안정성을 도모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이번 정전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전력수요예측과 발전설비 계획예방정비 관리 실패로 보아 전력산업구조개편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에는 현재 민간전력 판매비율이 10%를 넘어서고 있는 시점이고 공공성에 의한 경쟁력저하를 감안하여 TF의 주요 세부책임자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력계통 운영을 일원화하여도, 피해보상위원회에서 피해보상을 하여도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또한 전력수요를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지금까지 외부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산업체계 구성에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만약 스마트그리드가 국가 단위로 구축되었다면 아마도 예상하건데 전력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면 복합화력발전소나 양수발전소의 운전으로 전력요금이 실시간적으로 높게 고시되어 요금에 민감한 수요자는 자발적으로 수요를 줄였을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정전순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여도 병원, 통신장비, 교통신호 등을 비롯한 중요한 수요처는 보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 정부가 발빠르게 스마트그리드사업을 시작하였지만 인프라구축에 인색하여 실질적인 진행은 부진한 상태가 되어서 대응할 수 없었다. 스마트그리드가 적용되면 소비자는 전력요금이 쌀 때 사용할 수 있고, 전력생산자 입장에서는 전력수요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전력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 최대전력량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므로 예비율을 줄일 수 있으며, 전력을 저장하여 전력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도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그리드사업에서 필수적인 재생에너지 확충은 더욱 부족한 상태이며, 그나마 가능한 보급용량을 갖고 있는 해상풍력도 추가적인 전력망 구축없이는 불가능한 상태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송전망구축이 이루어지면 추가적인 원전을 건설하지 않아도 원전 3∼4기에 해당하는 해상풍력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마트그리드 구축사업과 함께 우선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기상변화에 대응한 수요예측이 되었으면 기저부하인 원자력발전소나 중간부하를 담당하는 발전소의 예방정비 시점을 미루거나 첨두부하를 담당하는 수력발전소나 양수발전소를 최대로 가동하는 운영방법을 준비하였을 것이다. 수요예측부터 순환정전 시행까지 연속적인 대응체계가 모두 반영되지 않았고 여기에 정전에 대한 비상상황을 알려주는 재난대응도 미숙하였다. 또한 예비율 오차를 감안하여 자율절전과 직접부하제어를 400만kW를 기준으로 시행하여 과잉 대응논란도 유발시켰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의 전력수요 변동폭과 예비율 산정이 적절한지 다시 검토하고, 정비된 매뉴얼에 의한 상시적인 교육과 훈련, 재난 대응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정전시간이나 송전손실, 정격주파수 유지 등 세계 최고의 전력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를 배경으로 수습 및 대응체계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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