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별도 생산설비 갖춰야…고민되네"

제주도가 경유에 넣는 바이오디젤(BD) 비율을 5%(BD5)까지로 늘려 청정도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유업계에 이를 위한 협의를 제안, 결과가 주목된다.


각 정유사는 지난 7월부터 BD 납품업체를 선정해 대두유나 폐식용유 가공원액인 BD를 경유에 섞은 BD 혼합경유를 만들어 시판하고 있으나 혼합 비율은 O.5%(BDO.5)에 그치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관련법에서 BD를 5% 이하로 섞는 경유만 시판토록 하면서 정유사들의 품질 안정성 보장 요구 등을 받아들여 향후 2년간은 BD 혼합비율을 5% 이내에서 자율 조정토록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최근 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4사 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도지사 명의의 공문에서 "제주도는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고 자동차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감축을 통한 청정환경 보호를 위해 BD 비율을 상향시켜 공급하도록 하는 정책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BD5의 공급 가능 여부를 타진해 왔다고 정유업계가 8일 전했다.


제주도는 특히 "BD 비율을 5%까지로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 정유업계와 협의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제조시설 운영 여건 등을 감안해 공급 가능 여부를 신속하게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정유업계가 앞으로 이 같은 방안이 가능한 지를 놓고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는 모든 정유사들이 BD0.5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BD5를 생산하려면 별도의 생산시설과 저장탱크 등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 경우 비용이 많이 소요될뿐 아니라 BD 혼합경유의 경우 질소산화물을 오히려 종전의 순수경유보다 많이 배출하는 등 반드시 청정연료라고만 할 수는 없고 연비도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토는 해봐야겠지만 쉽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주도 측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경우 정유사들도 이에 따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향후 협의 진전을 통한 접점 가능성에 업계의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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