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부교수 / 에너지환경경제학박사

허은녕 박사

[이투뉴스 칼럼] 지난주에 열린 미국에너지경제학회 학술대회는 셰일가스(Shale Gas)이야기 일색이었다. 미국 에너지부(DOE)와 주요 에너지회사 등 전문가들은 2035년까지 미국내 셰일가스층에서 개발한 천연가스로 미국내 가스 수요의 35% 선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여기에 타이트샌드개스(tight sand gas), 탄층메탄(coalbed methane) 등 비재래(unconventional) 천연가스에너지원의 자국내 개발공급을 추가하여 미국내 가스수요의 70%를 자국에서 생산하는 비재래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천연가스의 수입을 없애고 오히려 수출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고 있었다.
비재래에너지(Unconventional gas·oil)는 전통적인 석유·가스 생산 지질구조인 배사구조(anticline structure) 등과 같은 지질구조에 밀도 있게 모여 있는 형태의 석유나 가스가 아니고 보다 넓은 지질구조에 걸쳐 연속적인 형태로 퍼져서 분포된 석유나 가스를 주로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경질암반층이자 퇴적암인 셰일(shale)에 부존된 셰일가스(shale gas)를 비롯해 석탄층에 있는 가스인 탄층가스(coalbed methane, CBM), 우리나라에도 울릉도 지역에 대규모 량으로 부존함이 밝혀진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캐나다에 많은 오일센드, 그리고 바다 깊은 부분의 심해 유전이 있다. 
예전에는 개발이 매우 어려워 비용이 높아 개발을 포기하였던 이들 비재래에너지원들이 최근 수평정시추기술(horizontal/directional well drilling)과 수압파쇄기법(hydraulic fracturing treatment) 등의 신기술개발 및 운영기술의 개발로 생산단가가 크게 떨어지자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수조원대의 연구개발비를 비재래에너지 생산기술 및 운영기술의 개발에 투자, 셰일가스를 경제적으로 채굴할 기술력을 가진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력을 담보로 중국 등에 진출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비재래에너지의 또 다른 특징은 전통적인 석유나 가스와 달리 에너지 수요국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를 비롯, 유럽 및 중국에 대량 분포되어 있다. 전세계적으로 확인된 셰일가스의 총량은 기존의 전통적인 천연가스 매장량과 맞먹는 수준이며, 신규 발견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최소 2배 이상 부존되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울릉지역의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상당한 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비재래에너지원의 지정학적 분포는 중동지역 등에서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던 수요국들이 자국내 생산이 가능해짐을 의미하는 획기적인 일이다. 즉, 중동 등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줄고 원유·가스 공급선이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이 가능하며, 나아가 이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이 지구촌의 에너지 질서에도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에서 시작한 비재래에너지의 개발은 캐나다나 멕시코 등 북미는 물론 중국, 호주, 브라질, 인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캐나다 오일샌드에 중국 시노펙이 5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였고, 미국에 셰일가스 생산기술의 자문 및 기술이전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은 셰일가스로 국내 소비의 15~20% 선을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석유공사가 미국 셰일오일 생산 광구 지분을 인수하는 등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예에서 보듯이 이러한 비재래에너지원의 개발 및 확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생산기술 및 운영기술의 확보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 에너지 확보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바로 에너지자원개발기술의 확보 및 국내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임은 말할 것이 없다.
 우리나라는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을 발족시켜 2006년에 울릉도지역에서 대규모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찾은 성공사례가 있다. 또한 사업단이 개발 중인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기술 역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현재 국내에서 비재래에너지원의 개발기술에 투자되는 연구비는 2~3개 중규모 과제 등으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연구개발사업단 규모로 확대하고 분산된 연구를 통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이 국내 연구진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면 빠른 시한 안에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는 분야로 본다. 비재래에너지 기술개발과 관련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신속한 투자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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