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阿4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

청와대는 8일 하루 ‘아프리카의 날’이었다.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는 이날 하루 콩고공화국ㆍ탄자니아ㆍ가나ㆍ베냉 등 아프리카 4개국의 국기가 차례대로 걸렸다.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한-아프리카 포럼 참석차 방한한 이들 나라의 정상이 차례대로 청와대를 찾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날 하루 공식 일정도 오찬과 만찬을 포함해 오전부터 저녁까지 모두 4개국 정상과의 회담 및 관련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졌다.

이날 오전 데니스 사수 은게소 콩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찬을 함께 한 데 이어 오후에는 자카야 음리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 존 아제쿰 쿠푸어 가나 대통령, 보니 야이 베냉 대통령과 1시간 간격으로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만찬까지 함께 한다.

 

노대통령이 다자 회담 참석을 위한 해외 순방 때를 빼놓고 같은 날 국내에서 4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아프리카 포럼 참석차 방한한 아프리카 정상들의 일정을 감안해 오늘 하루 연쇄 정상회담을 갖는 쪽으로 조정이 됐다”며 “국내에서 하루 동안 4개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앞서 지난 6일 국빈 방한중인 올루세운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5개국 아프리카 정상과의 잇따른 정상회담이 열리는 셈이다.

 

노대통령의 이 같은 일정은 지난 3월 이집트ㆍ나이지리아ㆍ알제리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이어 대(對) 아프리카 외교 강화를 겨냥한 외교 다변화 노력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난 아프리카 순방은 냉전시대인 1982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 이후 한국 대통령으로서 24년 만에 이뤄진 순방이었고,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 지역과의 에너지 분야 협력기반을 확충하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공조체제를 다지는 등 외교적 지평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대통령은 당시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향후 3년간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의 이니셔티브’를 공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하기도 했다.

이 계획은 한국정부의 ODA가 아시아 등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지만 동시에 한국의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국제무대에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ㆍ중국과의 외교경쟁에 대비하려는 미래지향적 전략적 개념이라는 성격도 띠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에 내정된 반기문 외교장관도 지난 8∼9개월 동안 아프리카를 8차례나 방문, 한국과의 양자관계 강화를 도모하며 아프리카 외교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했다.

5개국 정상을 비롯 20여명의 각료급 인사들이 참석한 한-아프리카 포럼은 이 같은 아프리카 외교 강화 기조를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마련한 행사라고 볼 수 있으며, 노대통령의 이날 4개국 연쇄 정상회담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상 차원의 의지 표명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연쇄 정상회담과 제1차 한ㆍ아프리카 포럼은 지난 3월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및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이니셔티브’와 함께 우리의 대 아프리카 외교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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