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우드칩 공급업체 모집…PB업계 발끈
소각업계는 관할부처 눈치보며 '전전긍긍'

[이투뉴스] 연료화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기조로 폐기물 재활용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새롭게 창출된 연료시장에 원료 몰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경영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불만이다.

폐목재 수급 부족을 우려하던 폐목재재활용 업계는 동서발전이 우드칩 공급협력업체를 공모하자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한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동서발전은 최근 우드칩제조업자 및 WCF(우드칩 가공 연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목질계 바이오매스 공급 협력업체 선정 대상기업 공모' 문서를 발송했다. 우드칩을 납품할 업체들을 모집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0일이 마감이다.

이에 앞서 폐목재시장의 원료수급 불안을 걱정하는 재활용업계의 목소리가 커지자 동서발전은 목재재활용업계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않겠다면서 임지잔재를 활용한 목재펠릿과 수입 고형 바이오매스 연료를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일단 비난을 잠재웠왔다.

이후 우드칩 공급협력업체 공모에 나서자 재활용업계는 당초의 우려가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며 들끊는 분위기다.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수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EFB, PKS 등의 팜열매를 원료로한 고형 바이오매스 연료는 관할 정부부처 사이의 원활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목재펠릿의 경우도 산림청과 임지잔재 확보에 협력한다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실제로 이같은 방안이 단기간내 실현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국내 산림에서 임지잔재를 확보하기 위해 운송 도로나 수거 장비 등의 인프라가 갖춰지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이러다보니 남은 것은 폐목재를 이용한 WCF뿐이라 동서발전이 예상하는 18만톤의 연료가 온전히 폐목재를 통해 공급될 것이라고 목재재활용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PB(파티클보드)업계와 같은 목재재활용업계에만 납품하던 우드칩 제조업체와 WCF제조업체는 시장이 확대된 것을 반기는 기색이다. 기존보다 덩치가 크고 규모가 큰 소비자라는 점에서 단가 상승과 공급망 확대가 가능하다는 기대때문이다.

목재재활용협회는 공모 사실을 확인하고 이사회를 소집, 얼마 전 동서발전의 개발부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동서발전 측은 "PB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3등급 폐목재와 임지잔재만 원료로 수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미 발송된 공문에는 이 같은 제약조건이 명시돼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일단 피하고 보자는 꽁수가 아니냐는 불신이 팽배하다.

다른 한편으로 소각업계는 폐기물 연료화로 인해 원가 상승이 우려됨에도 불구 쉽게 불만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현재 환경부가 자원재활용 촉진법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형연료의 품질기준은 상당부분 완화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 RDF, RPF 등 각 연료의 원료 규제가 사라져 연료제조업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각업계는 폐기물 고형연료의 시장확대에 반사작용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면서도 관련 부처가 환경부이다보니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산업폐목재공제조합 관계자는 "소각업계에서 사용하는 일일 처리량이 700톤 규모인데 개정안이 시행되면 원료 수급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있을 이사회에서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폐목재공제조합은 환경부에 국민 정서와 환경을 반영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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