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소기업, 중소기업간 시각차…해외기업에 시장침탈 우려

 

▲ led등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내용.

[이투뉴스] "LED조명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반기지 않는 중소기업도 많습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LED조명 사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발표하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마찰뿐 아니라 중소기업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기업의 LED조명 사업 진출을 저지하는 정책을 환영하는 입장과 오히려 LED시장을 자칫 외국기업에 빼앗길 수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시장 확보로 인한 사업성, 경제성을 점치며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대기업이 빠진 시장을 두고 중소기업만의 경쟁이 아니라 해외 유명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크다.

LED조명업체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GE, 필립스, 오스람 등 해외 유명기업의 마케팅력을 따라갈 수 없다"면서 "중소기업의 경쟁상대가 해외 유명기업이 되면 시장을 빼앗기는 것은 시간문제로, 이는 고용창출은 물론이고 동반성장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중소간 논쟁의 중심에는 직관형LED가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 조명시장에서 형광등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60~70%라는 점에서 형광등 대체용으로 개발된 직관형 LED시장의 전망은 꽤 밝다. 이런 세계 시장을 고려할 경우 직관형 LED시장을 중소기업에만 맡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해외 유명기업과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자본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대등한 경쟁력 확보가 근본적으로 어려워 이를 걱정하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태면 해외 유명기업이 국내 시장을 장악할 소지가 높다"면서 "생산 공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방법도 상생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도 직관형LED 시장을 양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LED산업 대·중소업체와 학계, 연구계가 결성한 'LED산업포럼'은 지난 9일 이번 적합업종 선정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박명구 LED산업포럼 총괄위원장(금호전기 부회장)은 "형광등을 대체하는 직관형LED는 세계마다 각기 표준이 다르다. 또한 매우 기술집적적인 제품인데 동반위는 이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했다"면서 "오히려 대기업 품목으로 지정한 제품이 중국에서 중소기업이 조립하는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박 총괄위원장은 "현재 이해관계로 인해 서로 대립돼 커다란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산업계와 보다 구체적인 협의를 통해 통일된 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동반위에 잠정적인 유보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동반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발표에 따르면 대기업은 칩, 패키징, 등 광원 부분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벌브형LED, MR, PAR 등 3개 품목에 주력할 수 있다.

직관형LED를 비롯해 가로등, 공장투광등, 면광원, 스탠드, 경관조명장치 등 7개 품목은 소량다품종 단순조립제품으로 분류돼 중소기업이 맡게 됐다.

특히 관수시장에 대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모두 철수시키고 중소기업만 참여토록 했다. 건축경기 악화로 민수시장이 열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나라장터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서 구매하는 직관형LED 시장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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