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中 태양광 제품 관세부과 검토

[이투뉴스] 미국 상무부가 중국 태양광기업들의 제품 덤핑 판매와 불법적 정부 보조금 취득 여부에 대한 조사에 돌입하면서 양국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미국이 중국산 모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경쟁에서 밀린 자국 제조업체에 수혜를 줄 수 있으나 양국간 무역 마찰로 비화될 소지가 높아 중국 측의 대응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태양광과 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를 두고 최근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단행돼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솔라월드 인더스트리스 아메리카스 등 7개 미국 태양광 제조업체들의 탄원서를 받아들여 중국 기업들의 불법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결정했다.

앞서 이들 기업은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게 불공정 감세와 값싼 원자재 지원, 저렴한 토지와 전력, 수자원 지원, 특별 대출, 수출 보험, 수출 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중국산 태양전지와 모듈에 관세를 물려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그들과 공정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솔라월드는 독일의 대형 태양광 제품 제조사인 솔라월드 AG 미국지사다. 이 회사는 중국 기업들의 덤핑 판매로 인한 태양광 패널 가격 폭락으로 타격을 받아 올 초 캘리포니아 공장 문을 닫았다.

고든 브린저 솔라월드 미국 지사장은 "중국 수출업체들의 반경쟁적인 전략은 미국 제품과 일자리를 전멸할만큼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태양광협회 또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상쇄하기 위한 추가적인 상계 관세(수출국의 보조를 받은 수입품에 부과하는 할증 관세)를 지지하고 있다.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 결정권을 갖고 있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이번 건을 조사하고 내달 5일 미국 산업피해 예비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후 상무부는 1월과 3월 관세에 대한 예비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번 미국 정부의 결정으로 양국 간의 미묘한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 중국 태양광 개발사업자는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텍사스의 발전사업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투자비가 너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흐름과 달리 25개 태양광 기업드로 구성된 한 협의체는 이번 무역 고소건에 대해 "미국내 10만개 일자리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MEMC일렉트로닉 머티리얼스와 솔라시티를 포함한 미국 회사와 선텍 파워 홀딩스, 잉리 그린 에너지 등 중국 기업의 미국 지사로 구성된 협의체다.

케빈 래피더스 MEMC 태양광 사업 개발부 법률 담당자는 "만약 그들이 (관세부과에) 성공한다면, 태양광 가격은 상승하고 미국내 태양광 수요는 떨어질 것"이라며 "시장이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태양광 시스템 구매자와 설치업자로 대표되는 미국 무역 단체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들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정부의 제재 조치가 청정 에너지 채택을 늦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환경론자들도 태양광 확대를 방해하는 정책을 반대한다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0일 미국 정부의 이번 조사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셴 단양 상무부 대변인은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정부의 조사가 에너지 이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외협력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셴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이번 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책의 틀 안에서 상응하는 표준을 채택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태양광 패널 규모는 2009년 6억4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 로 급증했다. 5년전 전무했던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최근 50% 이상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이번 조사의 결과에 썬텍 파워 홀딩스와 잉리 그린 에너지 홀딩스, 트리나 솔라 등 대형 중국 태양광 제조사가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이 양국 사이의 큰 균열을 만들 경우에 중국 경쟁사들의 시장 장악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동시에 미국 태양광기업들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민 리 위안타 시큐리티스(Yuanta Securities) 대체에너지 부장은 "중국산 수입량이 줄어들 경우 역으로 미국산 원자재와 장비의 중국 주문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MEMC 일렉트로닉스 머티리얼스는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제품을 중국 회사들에 판매하고 있다. 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와 GT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스는 기계와 장비를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미국 회사들이다. 그는 "그러므로 이번 무역 분쟁에서 중국만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태양광도 중국에 그들의 시장을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9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중국 수입산 나무 바닥재에 대해 수출장려금 상계관세를 최종 승인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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