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26000의 정신과 가치

[이투뉴스 / 황상규] 2010년 11월 1일은 매우 뜻 깊은 날이다. ISO26000(사회책임) 국제표준이 제정된 날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적 약속은 각 나라의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70여개 나라 대표들은 2005년부터 5년여 동안 8차 총회를 개최한 끝에 바로 1년 전, ISO26000 (사회책임) 국제표준을 93%의 찬성으로 채택한 바 있다.

사회책임 국제표준이 제정됨에 따라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정부, 지자체, 대학교, 병원, NGO, NPO 등 사회단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들은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공정운영관행, 지역사회참여발전 등 7개 핵심 주제별로 국제적 사회책임 가이던스에 따라 운영 규범을 만들고 이행하도록 요구받게 되었다.

일찍이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경영'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었을 때에도 적잖은 혼란과 논란이 있었지만 이 가치는 이제 UN 활동의 근본 원칙이 되고 있는데, 이제 ISO26000(사회책임(SR))이 시대의 대세가 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을 비롯해 모든 조직들이 7개 핵심 주제별로 스스로를 점검해 보고, 사회보고(Report)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고 당장의 불이익은 없지만, 신뢰도와 경쟁력 제고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SR(사회책임)을 어렵게 생각한다. ISO26000을 두고 마치 윤리 교과서를 옮겨 놓은 것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당연한 얘기를 구구절절이 적어 놓으니 따분하다는 불평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당연한 것을 지키지 않아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례는 너무도 많다. 어떤 경우는 반칙과 불법을 행한 경우 더 많은 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러한 비합리와 비상식과 부조리를 바로 잡아나가자는 것이 ISO26000의 정신이다. 다소 어려운 SR을 조금 쉬운 SR로 재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첫째, SR(사회책임)은 안전한(Safe and Riskless) 사회를 추구한다. ISO26000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 지구촌 시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고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자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지구가 위기에 처해 있고, 각종 난개발과 오염으로 생물종이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가 자연에게 끼친 영향은 다시 우리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법이다. SR은 우리 사회의 위험 요소들을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세우고 예방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ISO26000 중 환경분야, 인권분야, 소비자분야 관련)

둘째, SR(사회책임)은 지구자원보전(Save Resources)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자원전쟁’으로 지구촌의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석유 때문에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아프리카 광산을 두고 이를 둘러싼 국가 간의 싸움이 벌어지고, 식량 확보를 위한 국제적인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우리가 자원을 아끼고 귀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참담할 것이다. (ISO26000 환경분야 중 지속가능한 자원이용)

셋째, SR(사회책임)은 건전한 부(富)(Sound Rich)가 경제시스템의 주류가 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공정한 사회를 꿈꾸고,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원한다. ISO26000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지위와 구조를 개선하고,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지속가능하지 않는, 불공정한 관행을 고치라고 권고한다.

ISO26000의 정신을 따른다면, 이는 곧 우리사회에서 ‘건전한 부자’(Sound Rich)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공동체 전체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을 갖는 것, 그것이 바로 ISO26000이 추구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제의 모습니다. (ISO26000 중 지배구조, 공정운영)

넷째, SR(사회책임)은 이해관계자와의 관계(Stakeholders Relation)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ISO26000이 던지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모든 조직은 자신의 이해관계자를 정확하게 식별하고 그 요구(Needs)를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라는 것’이다. 많은 경우 중요한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체계적으로 살펴보지도 않고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해관계자와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할 경우, 사회책임의 규명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고 ISO26000은 지적하고 있다. (ISO26000 중 소비자분야, 노동분야, 지역사회참여발전 분야 등)

ISO26000에서 말하는 SR(사회책임)은 이와 같이 4가지의 새로운 S.R.(안전한 사회, 자원절약, 건전한 부, 이해관계자 관계)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책임 과제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곧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지금 우리 세대에서 각 분야의 사회책임(SR)의 가치를 잘 살려나간다면, 이는 우리 다음 세대에게 안전하고,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ISO26000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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