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현장을 취재하다 다소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지식경제부가 알뜰주유소 관련 문의를 더이상 받지않겠다고 했다는 전언이다.

모든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정작 사업을 벌인 주체가 입을 닫겠다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지경부가 상식밖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두고 알뜰주유소가 워낙 세인의 주목을 받다보니 시행에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안주유소의 실제 적용모델인 알뜰주유소는 높은 기름값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업계 관계자들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해있다.

시장경제체제에 반하는 정책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부 사업자단체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을 정도다.

알뜰주유소 시행이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것도 지경부가 입을 닫는데 한몫한 거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 운영을 위한 석유제품 물량을 입찰을 통해 4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었지만 현대오일뱅크가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나머지 정유사들도 입찰에는 참여했지만 가격차이로 유찰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경부는 조만간 재입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재입찰에 들어가도 가격차이로 인해 낙찰자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제 한달앞으로 다가온 알뜰주유소 시행을 위해 지경부는 또 다른 대안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경부는 중국·일본 등에서 해외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마저도 무자르듯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내 환경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다 업계 관계자들의 거센 반발에 재직면할 우려도 있고, 해외 제품 신뢰도를 소비자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문제 등 신경을 써야할 골치 아픈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지경부가 알뜰주유소와 관련된 문의를 하루에도 수십통씩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경부의 '할말없음'과 같은 무책임한 조치는 어디에서도 비난을 면키 어렵다.

언제쯤 기름값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걱정하며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에게  '넌 몰라도 돼'라며 외면하고 무시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사실상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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