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비중 30% … 예테보리市 석유의존도 1%에 불과

'탈(脫)석유화'를 선언한 스웨덴의 친환경 에너지정책이 제2의 항만도시 예테보리를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지난 9일 예테보리 시청 등 관계자에 따르면 인구 55만명 규모의 예테보리 전체의 에너지소비량 중 각 가정 등에 냉난방용으로 공급하는 지역난방 에너지의 비중은 70%가량을 차지한다. 지역난방 에너지는 대부분 석유를 제외한 바이오가스나 쓰레기 재생에너지, 폐기물 소각열, 지열 등이 주요 에너지원이다.

예테보리의 전체 에너지 공급량 중 석유 의존도는 1% 안팎에 머물고 있고 스웨덴 전체로 볼 때도 석유 의존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바이오와 지열, 태양열, 풍력 등 대체 에너지의 개발과 공급이 전체 에너지의 30%에 육박할 만큼 그 어느 국가보다도 선진 수준에 와 있다.

또 시내 일부 주유소에선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바이오가스나 천연가스를 자동차 연료로 넣을 수 있다. 예테보리 시내에서 바이오가스를 자동차에 주입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춘 주유소는 현재 10여개 정도다.

예테보리의 친환경 정책의 중심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볼보가 한몫하고 있다. 예테보리에 본사를 둔 볼보는 최근 바이오메탄, 에탄올, 수소가스 등을 연료로 쓸 수 있는 자동차 개발이 한창이다.

사탕수수나 목재, 밀 등 식물성 연료에서 뽑아낸 에탄올(85%)과 휘발유(15%)를 섞어 만든 자동차 연료인 E85는 작년부터 시중에 선 보였다. 아울러 가축 분뇨에서 추출한 바이오메탄, 천연가스 등을 자동차 연료로 쓸 수 있는 주유소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볼보는 E85를 비롯한 대체 연료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생산량을 전체 생산량의 15%까지 끌어올렸다. 대체연료 자동차는 휘발유와 경유는 물론 대체 에너지도 넣고 달릴 수 있는 자동차로, 연료 선택은 소비자에게 달렸다. 주유소에서 어떤 연료를 넣을 것인지 운전자가 마음대로 고를 수 있게 돼 있다.

볼보 본사 이사급 간부인 앤더스 캐베리씨는 "대체연료 개발은 자동차 회사만의 일이 아니라 정부와 연료생산업체가 함께 협력하고 발전시켜야 할 사안"이라며 "대체 에너지의 비중은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여 자동차 산업 등에 보조를 맞춰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웨덴은 지난 1980년 국민투표를 통해 기존 원자력 발전을 오는 2010년까지 중단한다는 에너지 개혁 정책을 밝혀 세계의 주목을 끈 바 있다. 또 전체 에너지 공급량 중 석유에 의존하는 비중을 없애겠다는 파격적인 정책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지난달 스웨덴 총선에서 좌파 성향의 정권이 보수성향의 중도 우파 정권으로 바뀌면서 원자력 에너지 정책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돼 스웨덴 내부에서 일부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겠다는 다소 획기적인 정책 발상에서 한발 물러나 기존의 원전(원자로 12개)은 그대로 유지하되 수명이 다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원전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공급의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하고 '유전'을 가지지 못한 국가적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조세핀 융델 스웨덴 에너지청 국제협력관은 "원자력의 경우 시설 개선 등을 통해 수명이 연장되면서 당장 가동을 중단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무리하게 원전을 중단하기보다 대체 에너지 비중을 높여 자연스럽게 원전 비중을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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