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형식을 빌어 풀어낸 본격 경영전략서

[이투뉴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펴내는 세계적인 경영학 잡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최신 경영이론을 확산시키는 데 가장 영향력이 큰 잡지이고, 그 출판부가 출간한 경영서가 수백 권에 이른다.

하지만 소설은 단 한권, 바로 <전략 퍼즐>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굳이 경영서를 소설로 편찬한 이유는 따로 있다. 실제 전략 개발에 쓰이는 분석 도구는 특정 기업의 조직 상황과 만날 때 아주 복잡한 양상을 띠는데, 소설 형식은 경영전략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생생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전략 수립은 경영진과 조직원들의 변화 속에서 항상 역동적이고 가변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이를 폭넓게 살펴보기에 소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편인 것이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을 통해 전략 수립에 따른 복잡다단한 심정을 그려내는 데도 소설 형식의 장점이 있다. 원제는 <내가 비즈니스 스쿨에서 배우지 못한 것(What I didn't learn in business school)>.

주인공 저스틴 캠벨은 텍사스 주 시골마을 출신이다. IT기업에서 일하다가 MBA를 따고 경영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 입사하자마자 처음 투입된 프로젝트가 시카고에 있는 석유화학전문기업 HGS의 신기술 사업화 프로젝트다.

'플라스티웨어'라는 암호명이 붙은 이 기술은 남성 드레스 셔츠를 시제품으로 만들었기에, 프로젝트는 처음에 셔츠 시장 진입 전망을 따져보는 비교적 단순한 일로 비친다. 하지만 저스틴이 HGS의 임원을 잇달아 만나면서 신기술에 대한 보다 복합적인 상황과 만난다.
 
HGS는 석유가스부문과 포장부문, 두 가지 주요 사업부문이 있다. 주력인 석유가스부문 부사장 스콧 베킷은 차기 사장을 노리는데, 신기술에 회사의 재원이 집중되는 것에 우려와 반대 의사를 나타낸다.

포장부문 부사장 밥 허친스는 신기술을 자신의 잉여 생산시설에서 가동하여 생산성을 높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부문 부사장 월터 올브라이트는 신기술이 '21세기 기적의 섬유'라며 차세대 핵심역량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고재무관리자 셜리 리커트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사업기회 분석에서 인적자원 관리까지, 수많은 크고 작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전략 퍼즐>은 신기술 사업화의 컨설팅 과정을 그린 소설이라서 각종 사업기회 분석, 부서 간 이해관계, 제품 개발, 하청, 시너지, 제조 공정, 기업 인수, 가치사슬 등 기업 활동 전반을 다루고 있다.
 
특히 경영학 수업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고 누구나 고민하는 지점을 짚어내기 때문에 경영대 학생이나 MBA 수강생들은 경영전략을 둘러싼 다양한 이론이 어떻게 기업에서 적용되는지 배울 수 있고, 기업체 직원은 회사의 전략이 수립되는 과정을 넓은 시야에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의사결정을 할 때 늘 겪는 부서 간 입장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구호처럼 껍데기만 남은 '핵심역량' 같은 단어가 어떤 생생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발견할 수 있다. 경영자에게는 생생한 기업 연구 사례다. 당장 검토 중인 새로운 사업기회, 조직 간 커뮤니케이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을 풀어가는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래는 '플라스티웨어'에 대한 각 사업부문 부사장들의 주장이다.

<전략 퍼즐>은 336쪽이며, 가격은 1만 5000원이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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