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윤화 대한LPG협회 회장

[이투뉴스]
각각의 특성 존재…합리적․ 객관적 기준 필요
경유차가 NOX 70배, 미세먼지 LPG차 ‘제로’

"환경부 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유차량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습니다. 장단점 모두를 말이죠. 경유차량이라고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경유차량 대로의 장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경유보다 LPG가 친환경성 측면에서 더 낫다는 것은 기본입니다. 분자구조만 따져 봐도 알 수 있는 것이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한 경제성과 환경성부문에서 경유차량은 아직 LPG차량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이른바 클린디젤을 앞세운 정유업계의 경유택시 도입 추진에 대한 견해를 묻자 고윤화 대한LPG협회 회장은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LPG업계에 몸담아서가 아니라 환경부 국장 출신으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고 회장은 누구보다 자신있게 경유차량과 LPG차량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기에 이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정유업계가 경유차량의 기술개발과 장점을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대적으로 LPG차량이 경제성과 환경적 측면에서 뒤떨어진다며 네거티브 마케팅전략을 편 것을 지적했다.

“정유업계가 전방위적으로 국회, 택시사업자, 연구기관 등을 내세워 LPG차량을 부정적으로 몰아 공략하는 것에 어떻게 대처할까 고심한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수세적 입장으로 일관해왔는데 더 이상 이렇게 갔다가는 소비자들이 오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지난해 정기국회가 공전되면서 입법발의된 ‘경유택시의 유류세 면세’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늘 불씨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보다 확실히 선을 그어야겠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정유업계에서 연비를 얘기하며 경유차량이 연비가 훨씬 좋다고 하는데 ℓ당 연비 비교는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유종별 에너지밀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를 감안해 ㎏당으로 계산하면 좀 더 객관적인 연비가 나올 것입니다.”

고 회장은 특히 운전자별 특성은 물론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특성도 편차가 있다고 설명하고, 연비는 도심조건의 모드와 고속주행 모드에 따라 다른데 택시의 운행기능을 볼 때 도심조건의 모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차량엔진의 특성 상 정속 고속주행에서는 경유차량이 유리한 반면 도심모드는 LPG차량이 유리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경제성을 비교하려면 연비 뿐 아니라 차량가격, 유지보수비용 등 모든 요인을 고려해야하는데 정작 이런 부분은 의도적으로 외면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대상 차량엔진 자체가 동일수준에서 이뤄진 게 아닌데다 DPF(매연저감장치) 부착 등에 따른 유지비 증가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경유차량에 부착되는 DPF는 일반적으로 15만㎞정도를 운행하면 성능이 떨어져 교체해야하는데 택시의 경우 1년이나 1년반이면 이 정도 운행거리를 기록해 200만~300만원되는 DPF장치를 추가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택시의 운행거리가 30만~50만㎞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두번 이상 장치교체가 필요해 400만~600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차량가격도 마찬가지로 정유업계는 200만원 정도의 차이라고 주장하는데 동일한 차종의 경우 5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게 고 회장의 반론이다.

고 회장은 친환경성 측면은 더 말할 게 없다고 강조한다.
“친환경성 측면도 마찬가지로 경유차량 엔진의 기능은 온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고속주행 시 유리하고, LPG차는 촉매로 환경유해물질을 처리하기 때문에 도심조건 모드에서 유리합니다. 유럽에서 경유차 보급이 활발한 것도 도로조건이나 도시와 도시간의 도로망이 정속 고속주행에 적합하기 때문이죠.”

고 회장은 기술개발을 통해 경유차량의 배출가스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게 사실이나 여전히 LPG차에는 못미친다고 설명했다.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며 광화학 스모그와 산성비의 주원인인 질소산화물(NOX)의 경우 경유차량이 LPG차보다 70배나 많으며, 미세먼지(PM10)는 LPG차량이 경유차량과 달리 전혀 배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시사업자들도 경유택시 도입을 반기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택시사업자의 경영환경이 나빠진 상황에서 정유업계가 택시사업자에게 유리한 자료만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택시사업자들로서는 선택권을 넓히는 기회도 되겠죠. 차량가격, 유지보수비 등의 제반요인은 드러내지 않은 채 연비가 더 높다고 하고, 면세가 가능하다고 하니 솔깃해지는거죠. 하지만 정작 개인택시운전자들을 설문조사해보면 CNG택시에 더 관심이 높습니다. 개조비용이 400만~500만원 들어가지만 1년 반이면 모두 회수되니까 그 다음은 수익으로 바로 연결되는 거 아닙니까. 다만 인프라가 걸림돌이고, 모든 택시가 CNG가 된다면 과세가 달라져 지금처럼 값싼 연료가 될 수 없죠.”

CNG택시 전환에 대해서도 할 말이 적지 않은 듯 했다.
“도시가스사 입장에서 신규수요를 창출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시가스업계도 이상기온이나 전기소비 전환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고심하고 있으니까요. 그동안은 CNG버스를 중심으로 보급이 늘어났는데 이것도 올해가 만료니까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는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LPG차량 보급은 이런 저런 규정으로 시장을 제한해놓고 CNG차량 전환은 아무런 규제가 없다면 불합리하지 않습니까. 필요하다면 자동차용 연료시장을 전체적인 틀 안에서 세심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평하다는 조건아래서 말이죠.”

고 회장은 인터뷰 내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대해 강조했다.

서로가 자기 입장에서만 얘기할 게 아니라 정부, 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기꺼이 참가하고, 합의된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얼마든지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개토론도 좋습니다. 정유사와 직접적인 토론도 좋고요.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만큼 경제성, 환경성 측면에서 LPG차량의 우위를 확신하는 겁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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