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美사회 풍자와 해학으로 비판

[이투뉴스] 긍정주의의 폐해를 고발한 <긍정의 배신>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오! 당신들의 나라>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위트와 풍자로 기득권을 비판했던 그는 이번에는 약자를 짓밟고, 부를 독식하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무너뜨린 1% 초부유층을 정조준한다.

현재 미국 사회는 여러가지 모순이 존재한다. 직원들은 대량 해고해 놓고 전별금으로 수억 달러를 챙기는 대기업 CEO와 가난한 환자를 내치고 경찰까지 동원해 치료비를 받아내는 병원, 엄청난 보험료를 받고도 보상은 절대 해 주지 않는 보험사 등 다양한 부조리가 사회내 만연해 있다.

그리고 미국 전체 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1%들은 이같은 부조리에 대해 다양한 변명을 한다. 그들은 가정이 파괴되는 것은 동성애자 탓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실업자가 느는 것은 불법 이민자 탓, 대다수 국민이 가난하고 아프고 불행한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은 '네 탓'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바버라 애런라이크는 이러한 그들의 행태를 날카로운 풍자와 야유로 독자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 책을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통쾌함과 대리만족으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는 우리나라 독자에게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지금 <나는 꼼수다>와 <개그 콘서트>에 열광한다. 도덕과 정의가 실종된 비틀린 시대에는 정공법보다 풍자와 조롱과 야유가 더 와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풍자를 구사하는 데에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비견할 만한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저자는 현재 미국사회에 가장 '뜨거운 감자'인 건보개혁도 건드린다. 그는 두 가지 현실적인 해법을 던지며 의료 산업을 조롱한다.

그는 책을 통해 어른들에게는 '교도소에 가기'를 권한다. 공짜 잠자리에 공짜 식사까지 제공하니, 해고됐으나 재취업은 어렵고 사회보장 연금을 받기에는 젊은 45세~65세 중년층에게도 교도소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반면 아이들에게는 동물 보험을 추천한다. 그는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는 아이들도 애완동물 못지않다"며 "어린이는 애완동물과 공통점이 많다. 미니돼지처럼 눈물을 흘릴 수 있고 구관조 같은 새들처럼 말을 할 수도 있다. 최소한 구관조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낼 수 있다"고 풍자한다.

이처럼 저자의 시선은 빈부 격차 고발에 그치지 않는다. '내부의 적'으로 변질된 의료 제도, 사회적 불만을 억누르는 기제로 쓰이는 성과 가족제도 등에 대한 각종 보수 담론, 노동에 지친 가난한 이들을 어르는 종교 주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날카로운 비판을 들이댄다.

<오! 당신들의 나라>는 모두 296쪽이며, 가격은 1만3800원이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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