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주 목포대학교 신재생에너지기술연구소장

[이투뉴스 / 칼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달 17일 10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추진하는 중장기 에너지 R&D 전략계획인 제2차 에너지기술개발계획을 의결했다.

에너지기술혁신을 통한 5대 그린에너지산업 강국 도약이란 비전을 바탕으로 오는 2020년까지 그린에너지 세계 시장 10%를 점유하는 동시에 에너지효율 12% 향상과 온실가스 BAU 대비 15% 감축 등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계획이지만 그린에너지 산업육성과 기후변화 대응전략으로 강력한 의욕을 보인 것이다. 추진방안으로 에너지기술의 신성장동력화 가속화, 공생발전 R&D 생태계 조성, 에너지 R&D 시스템 선진화, 에너지기술 산업화 인프라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기술개발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전력·원자력, 효율향상·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자원개발 등 4대 분야 기술개발을 중점 추진하고 에너지 R&D 예산도 2배 이상 확대한다. 특히 오는 2020년까지 투입될 예산은 총 35조5000억원으로 정부가 18조2000억원, 민간이 17조3000억원을 투입계획이다. 이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오는 2020년 수출 202조원과 내수 59조원 등 부가가치 261조원 창출과 일자리 91만4000명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반적인 흐름은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산업인프라 문제는 민간개발항목으로만 남아 있다. 예를 들어 해상풍력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풍력모델을 개발하여 국제인증을 받고 트랙레코드를 확보하기 위한 실증사업도 정부가 추진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없이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해상풍력단지 개발은 현실적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다. 그것은 해상풍력단지와 육지의 계통망과 연계를 위한 전력접속점의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상풍력단지 개발은 풍력발전기 생산을 촉진시키고 수출수요를 창출하는 중요한 산업 연결고리이며, 기후변화와 이산화탄소감축에 필수적인 국가 기간산업으로 간주된다. 다시 말해 에너지기술 산업화 인프라구축에 산업인프라 항목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4대 기술분야인 전력·원자력의 스마트그리드 단기품목으로 GW급 HVDC가 항목으로 선정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장기에 가깝기 때문에 저비용 고효율 HVAC급 송전망이 단기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전력망구축을 보완하여야 금융위기로 위축된 풍력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장기품목으로 분류된 스마트그리드 실증은 단기품목이 바람직하다. 스마트그리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기술부분의 실증을 조기완성하기 위해 거점도시 구축이나 가정 보급을 추진해야 한다.

제2차 에너지기술개발계획이 결정되고 난 이후인 지난달 24일 통계청은 2011년 녹색성장 지표를 발표하면서 5년 전과 비교해 녹색성장 30개 지표 가운데 24개가 개선되고 4개는 유지, 2개는 미흡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예를 들어 한개 단위의 GDP를 생산할 때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석유환산톤)이 5년 전에 비해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 전체적인 흐름은 맞는 말이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통계의 허점이 나타난다. GDP 천원당 온실가스 배출량의 경우 2005년에서 2007년까지는 조금씩 감소했으나 현 정부가 출범한 2008년엔 2007년과 동일하고 2009년은 조금 늘었다. GDP 백만원당 에너지 소비도 2005에서 2007년은 조금씩 개선되다가 2008년부터 2010년은 증가되어 지표가 나빠졌다. 지금까지 녹색성장을 외쳐온 정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어 지난 정부의 통계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정부 R&D 지출 가운데 녹색R&D 비중, 환경산업 매출액 비중,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등은 개선돼 노력의 성과로 보인다.

녹색성장지표가 나빠지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러한 문제는 목표치의 부적절한 설정보다는 녹색성장에 맞는 현실성 있는 정책의 추진이나 통계에 근거한 에너지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검토가 우선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부처의 계획을 합산한 에너지기술개발계획만 하지 말고 통계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여야 에너지기술개발계획이 계획으로만 존재하지 않고 실현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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