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의존도 99%로 위기감 상존, 시장변동에 취약
전략광물 확보위해 남미, 아프리카 오지도 찾아가

 

▲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플랜트 준공

[이투뉴스] 우리나라의 금속광물자원 수입 의존도는 99%에 달한다. 중국의 자원무기화 정책에 따른 희토류 가격 급등에 위기를 느낀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자원 수급 및 시장변동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 해외자원개발은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해외자원개발은 발견만 하면 '대박'을 터트리지만 그에 따른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민간기업이 선뜻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

자원의 중요성을 감지한 남미, 아프리카 등 자원부국들이 수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 기업이 해당국가를 설득하는 것도 날이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가 현재 추진 중인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는 16개국 35개 사업에 달하며, 확보를 노리는 광물 종류도 유연탄, 철 등 기존 6대 전략 광종에서부터 리튬, 니켈, 희토류 등 신전략광종까지 다양하다.

광물자원공사의 역할이 커지면서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도 약 1조9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광물자원공사의 가장 큰 역할은 정부를 대표해 자원부국들과 협상에 나서고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은 협상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먼거리에 있는 곳도 전략광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지로 날아가야만 한다. 경쟁국들이 있을 경우에는 치열한 수싸움도 벌여야 한다. 한마디로 전쟁터인 셈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볼리비아 리튬 개발사업이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이다. 세계 매장량의 절반에 달하는 540만톤의 리튬이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 묻혀있다. 리튬은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등의 베터리 원료로 쓰이고,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등 그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어 확보가 절실한 자원이다.

볼리비아가 남미에 위치해 있어 비행기로 30시간이나 걸리고 라파즈 공항 해발 4060m, 우유니 소금광산 3800m 등 고산지대가 많아 웬만한 남자도 두통과 복통 등에 시달리는 등 적응이 쉽지 않지만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의 경우 9번이나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 같은 정성에 볼리비아와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다섯번의 MOU를 체결하는 등 관계 진전을 보이고 있어 중국,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 경쟁국들에 비해 한발앞섰다는 평가다.

▲ 칠레 엔엑스 우노 지분인수 협약식에 참석한 김신종 광물자원공사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지성하 삼성물산 사장(왼쪽 첫번째) 등이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만 경쟁국들도 리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어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008년부터 코로코로 구리광산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현지인을 채용하고 정밀탐사를 벌이는 노력으로 현지인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리튬 개발사업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프로젝트도 광물자원공사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 프로젝트에는 광물자원공사 등 한국컨소시엄(27.5%), 캐나다 쉐릿사(40%), 일본 스미토모사(27.5%) 등이 공동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첫 삽을 뜬지 약 4년여만에 니켈광 개발 플랜트 시설을 완공했으며 오는 2013년부터 6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장기구매계약에 따라 15년 동안 3만톤의 니켈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데, 이는 12만톤에 해당하는 한해 평균 국내 니켈 소비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이며 이 경우 니켈 자주개발률이 종전 36.8%에서 61.8% 수직상승한다.

사실 광물자원공사가 2006년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 당시만해도 협상 자체가 불투명해보였다. 지금은 쉐릿사에 흡수된 다이나텍사가 중국 철강기업인 시노스틸과 기본적인 협상을 완료하고 중국 정부측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인이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광물자원공사에도 기회가 생겼다. 먼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본의 스미토모를 우호세력으로 설득하고 빠른 컨소시엄 구성과 수출입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해 다이나텍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9년 마다가스카르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들어선 과도정부(현 대통령 안드리 나조에리나)가 광산계약을 재컴토하겠다며 외국투자자들을 압박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추진이 중단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이때마다 한·일·캐나다 등 3국은 과도정부를 설득하고 공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투자비를 긴급 투입하는 등의 노력으로 계약권을 방어하고 공정지연 및 손실을 최소화했다.

광물자원공사가 미국에서 칠레에 이르는 미주 7개 구리 프로젝트를 확보하며 일명 '미주 구리벨트'를 구축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6대 전략광물의 하나인 구리는 전선, 파이프 제조에 쓰이는 등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광물이어서 자주개발이 절실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내 수요량의 대부분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광물자원공사는 2008년 멕시코 볼레오, 2009년 파나마 꼬브레파나마, 2010년 미국 로즈몬드 등 중대형 구리 프로젝트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캐나다 파웨스트마이닝사를 인수합병 하는데 성공, 캐나다 캡스톤과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 유망광구를 한꺼번에 획득하면서 7개 구리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들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는 2015년에는 지분율에 따른 확보량에 따라 구리 자주개발률이 현재 6%에서 30%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광산은 구리가격이 톤당 4000∼5000달러일 때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현재 톤당 9000∼1만달러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광물자원공사는 몇년사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희소금속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 진출을 꾀하고 있다.

특히 남아공과 콩고를 비롯해 탄자니아, 짐바브웨, 카메룬, 에티오피아 등의 국가를 집중 공략해 5∼6개 희소금속 광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말 남아공 더반에서 캐나다 프론티어와 잔드콥스드리프 희토류 프로젝트 지분 1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계약에는 개발이 되면 최대 30%까지 지분을 인수하는 옵션이 붙었다. 광물공사는 지분 30% 기준 6000톤을 확보하게 된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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