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기후변화센터장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기후변화센터장

[이투뉴스 / 칼럼 ] 얼마 전, 녹색성장위원회는 대통령 보고에서 그동안 추진된 저탄소녹색성장 정책의 성과 및 미비점을 발표하고, 향후 추진할 정책 방향을 발표하였다.

종합적인 결론은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달로 2007년 대비 매출액은 6.5배, 수출액은 7.3배, 일자리는 3.7배 늘어나는 등 그동안의 녹색성장 정책을 회고하며 나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녹색산업의 성장 속에서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첫째,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2010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7위를 차지하면서,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8위를 기록한 후 순위기 한 단계 상승하고 있다. 이는 산업적 측면에서 녹색성장이 성공을 거두었는지는 모르지만 국민의 에너지 사용패턴을 효과적으로 바꾸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최종 목표가 소득·환경 모든 측면에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면, 반쪽의 성공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지난 3년간의 녹색성장 정책의 또 다른 아쉬운 점은 녹색기술과 보급정책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녹색기술이 글로벌 선진국과 격차가 큰 상황에서 국내 시장이 개방될 경우 해외 제품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반대로 국내 녹색기술 수준에 맞추어 내수 시장이 크게 발달하지 못할 경우, LED 조명, 2차전지, 스마트 그리드에서 나타나듯이 단가 경쟁력을 확보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기술이 시장을 그리고 시장이 기술을 서로 받아드리지 못해 발생한 미스매치(mismatch)가 발생한 증거다.

향후 이명박 정부는 남은 임기 1년에 녹색성장 전략을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 비전이 지속가능할 것인가가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 녹색성장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 중심적인 녹색성장 정책을 국민의 생활 가운데서 실천가능한 행동방식으로 쉽게 재해석하여 국민에게 알리는 노력 즉, 밑으로 부터의 녹색성장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국민과 괴리된 구호 형식의 녹색성장은 국민의 녹색의식 수준 더 나아가 녹색생활 행동패턴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녹색성장이라는 것이 그저 ‘자전거 사용을 늘린다’  정도가 아닌 에너지 및 물사용, 제품 구매 및 여가행위 등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개인의 행동의 하나 하나를 의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정보와 지식 전달에 힘써야 한다. 전달하는 수단도 기존의 ‘규제와 지원’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방송, 통신, 책자 등의 전통적인 정보 전달 체계뿐만 아니라, SNS 및 Bloger 등 새로운 소통형식을 다양하게 동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 방향의 전달 수단이 아닌,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국민 스스로가 사회 저변에 숨겨진 아이디어나 새로운 지식들을 발견하고 이를 서로 교환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열린정보생태계’ 혹은 ‘집단지성’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둘째, 기술과 시장의 상호 피드백이 원활할 수 있도록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술과 시장의 조화로운 성장만이 녹색성장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길이며, 한국의 녹색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은 정부부처 내에서도 산업화 부문과 에너지 부문이 서로 협력하지 못하고 있다. 위원회 차원에서도 녹색기술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녹색시장 및 산업화 정책은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담당하는 이중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론 현재도 녹색성장위원회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대해 차기년도 녹색기술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전달하고 있으나 이 의견이 어느 정도 녹색기술R&D에 반영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향후 기술과 시장은 상호간 지속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녹색기술 분야별 방향성을 제시함을 물론 예산 규모까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의견 수렴정도가 아닌 기관 간에 긴밀한 협력과 상호 조정 체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국책 녹색기술 R&D 로드맵 설정 등 기획단계에서부터 민간(시장)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민간 아이디어 취득을 위해 넓게 창구를 개방해야 할 것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과 연구들이 중요시하는 기술이 일원화는 것이 가장 최적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탄생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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