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에너지 고갈 등 현실적인 고민과 대응책 담아

[이투뉴스] 우리가 재미로 만 보는 SF영화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사회를 살아갈지 엿볼수 있게 해준다.

과거 <해저 2만리>에 등장하던 잠수함 노틸러스호가 지금은 버젓이 진짜 해저를 돌아다니듯이 영화 속 상상은 현실로 이뤄지기도 한다.

영화속 미래는 지금보다 발전된 사회를 담기도 하지만 몇몇 작품들은 암울한 미래상을 담기도 한다. 이런 암울한 미래를 담은 영화는 대부분이 에너지와 환경문제다.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반영하고 있어 관객들에게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

이투뉴스는 새해를 맞이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암울한 미래의 공통점을 찾아봤다.

 

▲ 사막화로 인한 미래의 모습은 <레지던트 이블>에서도 나타난다. 유흥의 중심지인 라스베이거스가 <레지던트 이블>에서는 사막으로 변한 모습.

◆홍수냐? 사막화냐?

환경재앙을 다룬 SF영화는 대개 두가지 성격을 띤다. 하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해 환경재앙을 일으킨다는 설정이다. <투모로우>는 북극 빙해가 녹으면서 염분의 변화로 해류가 변해 제2의 빙하기가 온다는 설정으로 재난영화를 만들었다.

급작스런 환경변화와 해류와 기압의 영향 등 과학적 오류가 적지않은 작품이지만 '제 2의 빙하기'설은 과학계에서도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는 이미 만년전에 끝났지만 '빙하기의 도래'에 관한 연구와 학설은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월 뉴멕시코주에서 열린 미국 천문학회 태양 물리학 분과회의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2020년부터 지구에 미니 빙하기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비슷하게 최근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북극 빙하 문제도 있다. 영화 <워터월드>는 계속된 온난화로 지구 전체가 물로 뒤덮였다는 상상아래 만든 작품인데 환경오염으로 인한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 <매드맥스>는 석유가 고갈된 미래를 다루고 있다. 기름이 없는 미래 사회는 자동차대신 다양한 이동수단을 활용한다.

실제로 북극 빙하는 꾸준히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이미 북극 빙하의 40%가 녹았다는 보고가 나올만큼 북극 빙하 환경은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워터월드>처럼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더라도 '제2의 노아의 방주'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미 NASA의 보고에 따르면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해수면은 약 50~80cm상승하고, 북극 빙하가 다 녹더라도 약 1~5m 올라간다. 하지만 빙하가 계속해서 녹을 경우 정작 문제는 다른 데서 터질 것으로 보인다.

북극 빙하는 태양광선의 90% 이상을 지구 밖으로 반사시켜 주고 있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태양광선을 바다가 흡수하고 있는 것. 따뜻한 바다는 바람의 세기를 상승시키는 동시에 습도를 올려 보다 강력한 태풍을 만들어낸다. 결국 최근들어 자주 출몰하고 있는 강력한 태풍은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SF영화들은 미래 지구환경을 보여줄 때 사막화 현상을 빼놓지 않는다. <일라이>, <데몰리션맨>, <레지던트 이블> 등 대다수의 영화들은 사막화된 미래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그만큼 현재 지구의 사막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반증이다.

사막화는 잘 알려져 있듯이 산림벌채와 환경오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토지가 사막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매년 봄이 되면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로 골치를 썩는데 이 역시도 사막화가 원인이다.

 

▲ 지구상에 모든 빙하가 녹아 전세계가 물에 잠긴 영화 <워터월드>

사막화는 과학자들도 이견없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는다. 숲이 점차 사라지게 되면 지표면의 태양에너지 반사율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온도가 낮아진다.

차가워진 지표면에는 건조한 하강기류가 형성되고 강우량이 감소해 토양의 수분이 적어지므로 사막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이로써 지구는 점차 산소가 부족해져 야생동물은 멸종 위기에 이르고 물 부족현상으로 작물재배가 불가능해 극심한 식량난에 빠지게 된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아져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된다.

유엔사막화방지회의의 자료에 따르면 사하라사막 주변은 연평균 10km의 속도로 사막이 확장되고 있으며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600만ha의 광대한 토지가 사막화되고 있다고 한다. 1968년부터 5년간에 걸친 극심한 가뭄으로 아프리카의 사헬 지역이 점차 사막화하면서 이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증대되어 국제연합사막대책협의회(UNCOD)를 중심으로 그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자원고갈과 대체에너지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에서 빼놓을수 없는 것이 자원고갈과 대체에너지 개발이다. 멜 깁슨의 팽팽했던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 <매드맥스>는 석유가 고갈된 미래에 기름을 얻기 위해 살인도 서슴치 않는 암울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는 대체에너지로 돼지의 분뇨로 메탄 가스를 만들어내 활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보여주기도 했다.

분뇨를 활용한 좀 더 유쾌한 영화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아치와 씨팍(2006)>은 모든 자원이 고갈되고 사람의 분뇨만이 유일한 에너지원이 된 어느 도시를 그리고 있는데 가장 배변활동이 활발한 인간을 얻기위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 미래사회의 대체에너지로 <아치와 씨팍>은 인간의 분뇨를 제안한다. <아치와 씨팍>은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원인 배변활동이 좋은 인간을 얻기위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매트릭스>는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면서 에너지원으로 인간의 체온을 이용한다는 다소 섬뜩한 이야기를 다룬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는 기계가 인간을 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인큐베이터에 가둬 식물인간처럼 양식한다는 내용은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상당한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실제로 석유고갈은 인류의 발전을 위협하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에 매장된 석유를 2조 배럴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중 절반을 지난 100년간 모두 소비했다는 것이 공통적인 견해다. 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는 연간 270억 배럴가량 되는데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37년뒤에는 석유는 한방울도 남지 않게 된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급속한 산업화를 생각할 때, 그 시점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남은 석유들은 개발이 어려운 해저에 모여있어 앞으로 석유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F영화에서 보는 그런 극닥적인 상황은 일어나질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석유가 가장 보편적인 자원으로 통용됐지만 유일한 자원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안전성만 잘 보완한다면 원자력은 석유의 공백을 훌륭하게 매워 줄 자원이다.

또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도 다가올 석유 공백시기를 잘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 환경영화제는 개막작으로 임순례 감독의 <미안해, 고마워>를 선정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유명한 임순례 감독은 현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를 2년째 맡고 있다.

-<미안해, 고마워>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일단 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초대돼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반려동물을 다룬 환경영화를 만들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 흔쾌히 받아들였고 오점균, 송일곤, 박홍식 등 환경에 관심이 있는 감독님을 섭외해 4편의 옴니버스 영화를 만들었다.

-환경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갖게 됐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늘 가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 관심이 많았다. 환경문제로 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을 알고 동물보호협회에 참여하게 됐다.

-'카라'에는 언제부터 활동했나?

▶2004년 쯤 어느날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렸다. 동네에 벽보도 붙이고, 인터넷에도 광고를 띄웠는데 어느날 한 네티즌이 '내가 어떤 유기견을 구출하려고 하는데, 당신이 찾는 개와 비슷하다'고 연락이 왔다.

그 네티즌은 '카라'의 전신격인 '아름품'의 회원이었는데 그의 권유로 들어갔다. 이후 아름품은 2006년 사단법인 카라가 됐고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2009년부터 대표를 맡게 됐다.

-임감독이 생각하는 환경문제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부터 애완동물과 어울려 지내다보니 동물에 대한 관심이 크다. 주위에서는 '사람도 먹고살기 어려운데 무슨 동물보호냐'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말하는 사람치고 소외된 이웃이나 어려운 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결국 환경문제는 타인이 아닌 자기자신만을 생각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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