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산량 130만대 안팎, 향후 3~4년간 110만대 지지대 구축

 

가스보일러시장은 앞으로도 3~4년간 110만대 안팎의 지지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스보일러제조사의 생산라인.

[이투뉴스]

설치연수 7~11년 경과한 교체시장 무난한 성과 거둘 듯

아파트분양 위축, 1~2인 가구 및 도시형 생활주택은 증가
수출항해 순풍 불구 지역 편중…수출선 다변화 해결과제

가스보일러시장은 지난해 연초부터 생산물량이 가파른 속도를 보이면서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게 했다.

2007년 가스보일러 생산량이 97만8691대를 기록하며 이른바 분수령으로 여기는 100만대 고지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사양화로 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2000년 이후 가스보일러 생산량이 1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박차고 2008년 103만2685대의 생산실적을 기록하며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2009년에는 103만1242대를 생산하며 평균 100만대 시장이라는 지지점을 형성해 저력의 기초를 다졌다.

이어 2010년에는 건설경기의 위축 속에서도 119만6603대를 생산, 120만대 고지의 턱밑까지 육박하는 8년 만의 최대 성적표를 기록하고, 수출부문에서도 1억달러를 넘어서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었다.

이같은 가스보일러 시장의 훈풍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통계청의 최종 집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가스보일러 생산규모는 1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로라면 2007년 최저점을 찍은 후 4년 연속 100만대 고지를 상회하는 것으로, 2009년 이후 탄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국내 가스보일러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은 올해 들어서도 더욱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가스보일러 시장 〉
지난해 가스보일러 시장은 당초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한 예측 속에 출발했다.

하지만 1분기에만 29만6490대로 전년동기대비 4.6%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각 제조업체마다 생산라인을 풀가동할 정도였다. 이같은 생산규모는 가스보일러 시장이 최대를 기록했던 2002년 1분기의 24만여대보다 22%나 높은 수준이다. 이후 2분기에 26만4539대를 생산, 상반기 전체가 56만1029대를 기록해 전년도 상반기 51만89대보다 10%가 증가했다.

지난해 1~3분기 생산대수는 모두 91만4344대로 전년동기 79만8869대보다 14.5%나 상승해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120만대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훈풍에는 무엇보다 기후적인 환경요인이 가장 큰 원동력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월부터 몰아닥친 갑작스런 한파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1월의 기습적인 한파와 3~5월의 저온현상으로 인한 교체수요 증가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1월 서울의 평균 기온은 영하 10℃가 지속됐으며, 3~5월의 평균 기온도 전년대비 약 1.1℃나 내려갔고 최저 온도는 2.1℃나 차이를 보였다.

여기에 주택 전세 부족에 따른 소형 주택의 실수요자 증가와 정부의 도심권역 신규 주택정책 변화가 겹쳐지며 추진력을 보탰다.

〈특성별 시장분석 및 전망 〉

◆신규시장
지난해 신규시장의 경우 아파트 시장은 건설경기 침체로 인허가 물량이 감소됐으나 도시형 생활주택 및 소형주택 신축물량 증가로 인해 신축수요는 증가세를 보였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단지형 다세대, 원룸형, 기숙사형 등의 형태로 일반적으로 85㎡ 미만, 30~300세대 규모의 주택을 말한다.

주택수요를 보면 1~2인 가구의 소규모주택 신규수요는 크게 늘었다. 2000년 이후 신축된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교체수요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도시형 생활주택 약 6만호가 공급됐고, 전세난으로 인한 신축 연립(빌라)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연립 또는 다세대주택은 모두 126만5989세대가 공급됐고, 이 가운데 9~19평이 69만4804세대로 전체 세대의 55%, 19~29평이 46만5075세대로 37%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아파트 분양시장의 위축은 업체간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이어져 아파트 신규시장에서 수주경쟁이 더없이 치열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형 생활주택 및 소형주택 신축물량 증가로 인한 수요증가는 매출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정부의 규제 완화정책으로 다세대, 연립, 단독. 다가구,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건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에 따른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칠 것인지는 또 하나의 변수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경우 지난해 6만 가구에서 올해는 8만 가구로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3~4인 가구의 아파트는 줄어드는 반면 1~2인 가구의 소형주택은 급속한 노령화 사회 진입, 독신 인구의 증가, 아파트 가격 상승 등의 요인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전국 주택입주 물량 추이에 따르면 주택의 경우 2010년 9만 가구, 2011년 13만 가구, 2012년 17만 가구로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아파트는 2010년 26만 가구에서 지난해 20만 가구, 올해는 18만 가구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또한 1~2인 가구 비중은 2000년 35%에서 2010년에는 43%, 2020년에는 47%로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국토해양부


◆교체 및 개보수시장
지난해 교체수요는 전년대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00년 초반에 보급된 보일러가 교체주기가 도래해 교체 수요가 많아진 것이 주요인이다.

올해도 교체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노후 가스보일러 교체시장의 성숙기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교체주기가 도래한 노후 가스보일러를 어림잡아보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보급된 555만대가 그 대상이다.

올해 기준으로 설치연수 7~11년이 경과한 가스보일러의 교체대상 물량 중 20~30% 정도의 비율로 실제 수요가 이뤄져 향후 3~4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교체대상은 모두 100만대 안팎으로 이 가운데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대상에서 제외되는 물량을 20% 정도로 잡으면 80만대 정도가 올해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교체시장은 크게 늘지 않아도 지난해처럼 무난한 성과가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교체시장의 활기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질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하는 개보수시장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중앙난방방식에 불편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친환경, 고효율의 가스보일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간 3만~4만대 안팎의 시장형성은 올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콘덴싱보일러 대세
건설업체의 어려움 속에 시장이 축소되면서 아파트 시장의 물량 확보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에 따라 각 제조업체의 광고, 판촉행사, 신제품 개발 등을 포함한 마케팅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교체시장과 개보수 시장에서의 제품 성향은 친환경, 에너지절감과 맞물려 고효율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시행 및 친환경주택 건설 의무화 등 콘덴싱보일러 보급확대 정책과 맞물려 올해는 콘덴싱보일러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판시장도 다르지 않다. 전체적인 물량이 줄어들지 모르지만 일반보일러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콘덴싱보일러를 채택하는 건설업체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H, SH 등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아파트 역시 건물에너지효율등급 제도 등 녹색성장, 에너지효율화 정책의 영향으로 콘덴싱보일러를 적용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각사들의 프리미엄 제품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특장점을 알리기 위해 전국의 설비시공인 및 설계사무소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 등 제품 차별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공략
국내 가스연소기의 수출은 쾌조의 실적을 거두며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내수가 한계에 부딪힌 제조사들로서는 해외시장 진출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고, 나아가는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가 집계한 지난해 1~9월 가스연소기 수출실적에 따르면 가스보일러의 경우 5903만9000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 3660만8000달러보다 61.3%나 늘어났다. 가파른 상승세다.

수출지역을 보면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신시장 개척으로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러시아지역에 집중돼 수출액 가운데 69.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그만큼 편중되어 있다는 얘기로 시장 다변화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미주 시장은 고효율 에너지 기기에 대한 수요증가에 힘입어 꾸준한 매출증가가 기대되고 있는 곳이다. 미주 순간식온수기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한 경동나비엔은 콘덴싱온수기와 함께 ASME(미국기계학회) 대량생산 인증으로 2010년부터 출시한 콘덴싱보일러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제조사들은 다양한 신규 제품라인업을 갖추고 국제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현지에 기술 지원과 설치업자 교육 등 적극적인 사후관리에도 한층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가스보일러제조사로서는 최초로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경동나비엔의 경우 콘덴싱의 본고장인 영국에 콘덴싱보일러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영국, 네덜란드 외 아일랜드, 스페인 등 주변국에도 수출을 성공시키며 거래선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한층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산 가스보일러의 가치가 새롭게 평가받는 것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다르지 않다. 대성쎌틱에너지스의 유럽 수출용 일체형 보일러는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2012)에서 ‘iF 프로덕트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는 독일 하노버 국제포럼디자인에서 주관해 1953년 처음 제정된 세계디자인 공모전으로, 독일 ‘레드닷(Red Dot)’, 미국 ‘아이디이에이(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특히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기술, 혁신성, 미래 브랜드 가치까지 평가됐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 디자인 등 모든 측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가 높게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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