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성민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이사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이투뉴스]

유럽은 주택 사용효율 기준 적용…저효율 제품 판매금지

국내 가스기기수출이 매년 신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품목 가운데 가스보일러가 단연 돋보인다. 20여년 전에는 기대하지 못한 일이다.

가스기기 수출액은 2011년 3분기 1억3000여만달러로 2010년 9500여만달러 대비 36.5 % 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스보일러는 5900여만달러, 가스온수기는 4500여만달러로 1억달러를 상회했다.

가스보일러의 최대 수출국은 러시아연방으로 4000여만달러이며 가스온수기 최대수출국은 미국으로 4200여만달러이다.

국내에서 가정용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82년이다. 당시 600여대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됐다. 기름보일러에 비해 상당히 고가였지만 제품의 편리성으로 급격히 시장이 커지면서 1985년 국산화 개발이 시작됐다.

1990년대 초 정부의 도시가스보급정책에 힘입어 기름보일러를 대체하면서 난방기기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당시 가스보일러를 제조하는 업체가 30~40여개사에 달할 정도였다. 가스 보일러제조사는 현재 5~6개사만 남아 있다.

현재의 국산 가스보일러가 해외시장에서 각광을 받기까지 국내 기업들은 제품개발과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보급 초기에는 제대로 된 배기통이 없어 시중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플라스틱관, 주름관을 설치해 CO중독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품의 가장 큰 기술변화는 급배기방식이다. 초기의 자연배기식(CF식)은 아파트 공동배기구에 접속되면서 강제배기식(FE식)으로, 이후 강제급배기식(FF식)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향후 가스보일러 수출은 지속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유럽, 북미, 중국, 일본 등에서 한국식 온돌난방의 시장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축아파트의 20% 이상이 바닥난방을 채택하고 있어 바닥난방에 대한 기반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가스보일러와 난방시스템의 수출 증대가 기대된다.

중국의 기존 난방방식은 라디에이터에 의한 중앙난방이 주류였다. 2003년 중국정부가 비효율적이며 요금체계도 투명하지 못한 도시난방제도 개혁에 대한 방침을 발표하면서 개별 가정 난방이 늘고 온돌 난방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국내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가 높은 효율이다. 국내제품은 82 %이상의 고효율제품으로 선진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또한 국내제품은 해외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편리성 등이 확보되어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2005년을 기점으로 해서 지구 온난화 대책 및 에너지 사용기기의 고효율화와 친환경성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EuP(Eenergy-using products (2005/32/EC)제도를 추진했다. 이는 Eco-design Directive로도 불린다.

가스보일러(Lot 1)는 2006년 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독일의 컨설팅사인 Van Holsteijn en Kemna(VHK)에 의하여 연구가 이뤄졌다. 유럽위원회는 가스보일러의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에 대한 공동작업문서(WD)를 2008년 초에 발표했다. Eco-design Directive는 해당제품에 대한 특정 요구사항으로 최저 효율 및 배기가스량 등을 정하고 있다.

Eco-design Directive에 따라 유럽은 주택에서의 사용 효율을 새로운 효율기준으로 정하고 효율이 낮은 보일러의 시장 판매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보일러 효율 측정방법은 유럽의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에 관한 지령(Energy Performance of Building Directive, EPBD)에서 정한 가스보일러의 성능표준(prEN 15136-4-1)과도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국내는 최근 가스보일러 제조기준과 KS표준의 효율측정방법을 유럽표준 EN 483, EN 677과 부합화했다. 동 기준의 정상상태(Steady-state) 효율은 시험실에서 측정한 값이다.

이와 달리 선진국은 실제 사용효율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연간효율(AFUE), 영국의 계절별효율(SEDBUK). 유럽의 보일리즘(BOILISM) 등이 이러한 방법이다.

최근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반갑지만 주로 러시아와 미국 두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수출 국가를 다원화해 중국, 유럽 등 더 큰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제품개발)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제도와 표준)에도 한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