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사업·세제 감면 등 각종 정책 줄이어
인프라 구축 관건…시장선점 업계 각축

 

▲ 전기차 충전 모습
[이투뉴스] #경기도 분당 주택가에 사는 직장인 A씨. 출근을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선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 근처 전기차 보관소로 향했다. 전기차를 빌려 탄 A씨는 직장이 있는 서울 삼성동에 당도한 뒤 직장 근처 보관소에 차를 반납했다.

전기차 공동이용 서비스에 회원으로 등록한 A씨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를 이용한다. 날마다 주차 전쟁에 시달리거나 비싼 유류비로 골치를 썩일 일도 없다. 그저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대 전기차를 빌려 타고 반납하기만 하면 그뿐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당장 올해부터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오는 7월부터 전기차 공동이용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전기차 보급 확산을 위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전기차를 구입하면 최대 420만원까지 세제 감면 혜택도 받게 된다. 과연 올해, 이 같은 대책에 힘입어 전국 곳곳을 누비는 전기차 시대를 경험할 수 있을까.

◆ 실질적인 전기차 이용 서비스 시행

올해 7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인근지역에서 전기차 공동이용 시범사업이 펼쳐진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환승 주차장이나 쇼핑몰 등에 전기차 대여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주관기관인 한전을 비롯한 4개 기관 및 업체가 사업에 참여해 전기차 초기시장 형성에 나서게 된다.

사업은 내년 3월까지 시행 예정으로 전기차 30대가 투입된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된 짧은 주행거리와 편의성 해결을 위해 대용량 배터리가 적용된 고속전기차 위주로 운영되며 전기차 충전소도 10여곳(충전기 50기)에 설치된다.

6월부터는 제주도에서도 민간차원의 렌터카 사업이 시행된다. 포스코ICT를 주축으로 AD모터스(저속전기차 개발·공급), 중앙제어(충전기 시설 구축), 대경엔지니어링(현지 시스템 운영), 피엠그로우(운영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구축), 메가베스(BESS 시스템 구축) 등 6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상호협력키로 했다.

이 사업은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반에는 전기차 50대가량을 운영하면서 점차 확대해나가는 한편, 기존 설치된 충전기 131기에 30기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앙관제센터를 설립, 렌터카 사업에 운영되는 전기차와 충전시설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합시스템을 갖춰 모든 상황을 실시간 체크할 계획이다.

◆ 전기차 산업 성장…관건은 충전인프라

지난해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으로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양산 단계까지 접어든 전기차 시장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전기차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며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주유 네트워크가 완비되어야 하는 것처럼 전기차 산업의 발전에도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인데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전기차 보급과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지만 충전 인프라 관련업계는 뛰어들 만한 시장이 마땅치 않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서부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 분명한데 아직까지는 속도가 더디고 무엇보다 시장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전기차 산업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 구축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기차와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전기차 렌터카 사업은 전기차를 일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충전 인프라 시장 선점 각축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산 정책에 힘입어 충전 인프라 시장 선점을 놓고 업체 간 각축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앞세워 나서는 대기업들 사이에서 기술력을 앞세운 중소기업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LS산전은 지난해 10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으로부터 전기차 교류충전기(완속) 전기용품안전인증을 획득, 향후 시장 대응을 위해 발빠른 모습을 보여줬다. LS전선은 지난해 가정용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환경공단에 고속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전기차 관련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장비 제조업체인 피앤이솔루션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LS산전, 효성과 함께 환경공단의 전기차 충전기 구매설치 사업자로 선정돼 연말까지 190대의 완속충전기 설치를 완료했다. 지난해 정부가 발주한 사업 가운데 최대규모다.

특히 피앤이솔루션이 개발한 차량탑재형 양방향 충전기는 소비자들이 전기요금이 저렴할 때 충전하고 비쌀 때 되팔 수 있는 V2G(Vehicle to Grid)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전 컨소시엄으로 참여 중인 제주 실증단지 사업에서 V2G 실증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포스코ICT 컨소시엄에 참여해 제주 렌터카 사업을 추진하는 중앙제어도 최근 V2G 기능이 탑재된 완속·급속충전기를 선보였다. 중앙제어는 관련기관 및 기업들과 함께 이 제품을 피크부하 억제형 V2G 충전 플랫폼 구축 사업에 적용 중이다.

지난 연말부터는 서울시 개화역 광역 환승센터에 전기차 완속 충전기 20기와 충전설비 운영 및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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