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눈높이 맞춘 에코수업 프로젝트로 환경의식 쑥

[이투뉴스] 환경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대되면서 다양한 해결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 환경교육은 환경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올바른 환경교육으로 인해 새로운 생활양식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근들어 각 학교들은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양한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얼마전 녹색서울시민위원회에서 개최한 '그린스쿨 우수사례 발표회'에서는 서울시내 학교 우수사례 소개가 이어졌다.

 

▲ 잔반캠페인을 벌이는 숭의여고 학생들.

 

◆환경지킴이 '그린스카우트' 대신중학교

대신중학교는 그린스카우트라는 별도의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하며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린스카우트는 '지속가능사회, 지속가능학교'를 만들기 위한 청소년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린스카우트를 지도하는 박후서 교사는 "그린스카우트는 공동체적 활동과 체험 그리고 실천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학생들인 만큼 환경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해결해보는 프로그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중 그린스카우트는 상하반기를 나눠 짜임새 있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접 실천하도록 유도한다. 상반기에는 에너지 사용이 많은 여름철을 대비해 탄소발자국 줄이기를 실천하는 동시에 과정을 UCC로 제작해 타학교 학생들에게도 이를 전파했다.

박 교사는 "그린스카우트는 학생들의 연간 활동계획에 따라 방과 후에 이뤄지는 경우 봉사활동이 인정된다"며 "또한 대외기관에서 진행하는 공모전과 체험활동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중 그린스카우트는 해마다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생활 속 에너지 사용으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량 측정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 측정후 원인 토의 ▶학교주변 수목이 저장하는 이산화탄소량 측정후 토의 ▶아름다운 가게 운영 및 수익금 기부 등이다.

 

▲ 숭의여고 학생들은 자발적인 참여로 지난 한해 동안 350kg의 우유팩을 수거했다.

 

▶ 환경보호 몸소 실천하는 숭의여고

숭의여고는 지난 한해동안 우유팩 모으기 캠페인을 펼쳐 1년간 약 350kg을 모았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 분리수거를 하며 잔반 줄이기, 양치컵과 물컵 사용에 나서는 등 실천 위주의 환경교육을 실시한다.

서임순 숭의여고 환경교육 담당교사는 "여고생들이라 강압적으로 하기 보다는 상품을 활용해 경쟁심을 유도했다"며 "반별로 우유팩 수거름 담당하는 환경부장을 두명씩 두고, 한달에 한번씩 반별 실적을 학교 게시판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서 교사는 숭의여고의 환경교육 커리큐럼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초보적인 환경 교육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구성원들을 납득시키는 것이 힘들었다"며 "하지만 각반 담임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줬고, 학기 초에 '에코숭의 프로젝트'를 홍보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학생들이 내가 지나가면 '에코쌤'이라며 따라다닌다. 또 친구 중 한명이 쓰레기를 아무 곳이나 버리면 '에코숭의잖아!'라며 타박을 준다"고 덧붙였다.

숭의여고의 이런 환경교육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환경의식을 베이게 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실제로 환경교육 후 학교에는 학부모들로부터 자녀가 달라졌다는 감사 편지가 자주 전달된다.

또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전기사용량은 전년대비 13.5%, 도시가스 사용량은 17.8%, 잔반은 18.6%, 상하수도는 0.8%가 감축됐다.

서 교사는 "지난해 1월에 학교 증축 및 보수공사가 완료됐다. 이번 성과는 기대보다 매우 높은 성과이며, 가장 큰 성과는 학생의 인식개선인 것 같다"며 "학생들이 직접 깨우치게 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니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밝혔다.

 

▲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대신중 학생들.

 

▶ 수준별 맞춤 학습 장수초등학교

양천구에 위치한 장수초등학교는 2009년 4월 기후변화특성화연구학교로 지정된 이후 재량활동과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학교는 기후변화 대응 환경교육을 위해 먼저 온·오프라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학교·가정·지역사회와 환경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이 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학년에 따라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한학년만 더 높아도 지적능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초등생에게 수준별 학습은 필수다.

저학년의 경우 전반적인 환경교육에 대한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실천학습이 많고, 중학년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환경교육의 이해, 고학년은 저탄소 생활실천에 대한 내용을 공부한다.

교과활동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환경동아리와 어린이회의를 통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수초교는 2009년부터 환경 동아리부와 환경지킴이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동아리는 수업시간에 배운 환경보호의 필요성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직접 실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사용되지 않고 있는 전기, 가스 수도를 확인하면서 혹시 낭비되고 있는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장수초교는 에너지 절약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자율적인 생활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생활 전반에 이르는 통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과 원인을 토의중인 대신중 학생들.

 

▶ 학교 논에서 환경을 가르친다, 가락고등학교

서울 한복판인 송파구 가락고등학교에서는 도심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광경을 볼 수 있다. 좁지만 버젓이 논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생태적인 학교를 추구하는 가락고교는 2009년 횡성의 벼와 청주 둠범의 물, 식물을 가져와 작은 가락논을 만들었다.

정진영 가락고 교사는 "아이들에게 생태적인 학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그림도 그리게 하고, 동영상 감상과 토론 등을 수업 내용에 포함시켰다"며 "생태적인 학교는 자연생태계의 질서인 다양성, 순화성, 공생성, 관계성이 살아 숨쉬는 학교로 생태적 감수성과 생태적 합리성에 기반한 생태적 삶을 배울 수 있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정교사는 이미 방산고등학교에서 '생방사(생태적인 방산학교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를 만들어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5개의 화분연못과 1개의 논을 만들어 운영한 바 있다.

정 교사는 "학교에 큰 연못이 있었지만 5시간 만에 물이 빠져 물을 채워두려면 오히려 전기를 돌려야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논은 작지만 학생들이 직접 가꾸면서 더욱 정성을 들이고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락논은 2009년보다 확장돼 수업시간에 관찰하는 등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벼베기와 탈곡까지 했다. 올해 가락논은 미나리꽝(미나리를 심는 논)으로 변하면서 기존에 있던 학교 연못 부근 잔디밭을 논으로 개간했다. 논을 만들기 위해 잔디를 걷고 땅을 파고 방수포를 까는 일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정 교사는 "학교에서 정원 만들기, 연못 만들기 등 큰 규모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생태학교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데, 규모가 큰 것보다 소규모라도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좋은 생태학교"라고 말했다.

▶ 미래를 생각하는 환경교육, 한양사대부고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의 환경동아리인 '지구의 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지사모)'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지구의 미래를 위해 독거노인과 미혼모를 후원하고 있다.

'지사모'는 단순한 환경동아리와 달리 지속가능한 발전을 목표하기 때문에 환경교육에만 그치지 않는 데 그 특징이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잔반없는 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숲 인턴십프로그램인 '우리는 지렁이 친구', 유해식물 제거와 350, 폐건전지 및 폐의약품 수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는 청계천 생태체험, 아차산 생태 체험 및 등반, 아리수 정수장 견학 등 현장체험을 진행했다. 또한 학교 인근 지하철역에서 학생들이 시민들에게 장바구니 나눠주기 행사를 가졌다. 자원순환프로젝트인 아나바다 운동, 폐식용유 비누 만들기 등도 기획했다.

최은혜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워했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금세 동이 났다"며  "어색함을 떨치게 하려고 교사들이 솔선수범한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사모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8월에는 에너지의 날을 맞아 에너지시민연대가 주최하는 '나는 발전소다'에 참석해 자전거로 최대 전력을 발전하는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다. 최 교사는 "행사에서 도전은 우천으로 아쉽게 실패했지만, 또 다시 학교 행사에서 재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지사모는 미혼모를 위한 1004개 배냇저고리를 제작하는 등 봉사활동도 펼쳐 주위의 따뜻한 박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환경교육 및 캠페인을 운영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로컬푸드 캠페인과 종자트러스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최 교사는 "아이들에게 장을 만들어주니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환경교육에 있어 무엇보다 직접 참여하는 터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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