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협회, 개점에 크게 반발

[이투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알뜰주유소 1호점인 '경동 알뜰주유소'가 29일 영업을 개시했다. 지난 7월 정부주도로 처음 설립계획이 공개된 이후 6개월여만에 그 모습을 들어낸 것.

정부는 계획대로 알뜰주유소를 연내 개점한 만큼 기름값 인하 분위기 확산과 점포 개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주유소업계는 알뜰주유소가 전체 시장을 흐려놓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경기도 용인시 마평주유소를 알뜰주유소의 고유 디자인을 적용한 '경동 알뜰주유소'로 리모델링하고 이날 개점식을 가졌다.

개점식에는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박재익 석유공사 비축본부장, 강승철 석유관리원 이사장, 손달호 경동 회장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알뜰주유소는 기존 주유소들보다 최대 리터당 100원 저렴한 석유제품을 유통한다는 목표로 지난 7월부터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당시 대량구매를 통해 리터당 30∼50원 싸게 제품을 구매하고 셀프주유소로 운영해 인건비를 10∼30원 절약, 기타 20원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최대 리터당 100원 낮은 가격에 기름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실제 진행은 순탄치 않았다. 해외에서 석유를 대부분 수입해오는 상황에서는 국제유가가 높으면 석유제품 가격을 낮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정부는 국내 4대 정유사를 상대로 두 번의 물량구매 입찰을 실시했지만 서로간의 가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모두 유찰됐다.

이후 권역별로 정유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바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물량을 공급받기로 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정부는 일단 알뜰주유소가 본격적인 닻을 올린 만큼 내년까지 전국에 700개의 알뜰주유소를 열고 오는 2015년까지 1300개 주유소(점유율 10%)를 알뜰주유소가 차지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알뜰주유소가 고유가로 부담을 안고 있는 서민경제에 도움이 됨과 동시에 각종 유통비용 축소 등 가격인하 분위기를 확산시켜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생소한 브랜드 품질에 의구심을 가진 소비자들을 위해 석유관리원이 월 1회 이상 직접 알뜰주유소 기름을 채취해 분석하는 품질보증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또 내년 상반기에는 석유공사 및 석유관리원과 각 알뜰주유소의 전산망을 통합해 실시간으로 수급 및 거래상황을 모니터링, 거래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알뜰주유소 개점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동 알뜰주유소 전신인 마평주유소가 지난 2009년 유사석유를 취급하다 적발된 사례가 있다며 엄격한 자격심사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평주유소는 정부가 정한 알뜰주유소 기준인 '3년간 유사석유 적발 실적이 없는 주유소'라는 기준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는 논리다.

마평주유소를 인수한 회사가 정부로부터 지난해 12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은 석탄회사 경동이라는 점도 국민 혈세로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행위와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우 주유소협회 회장은 "알뜰주유소는 일부 10% 주유소에만 혜택을 주다보니 나머지 90% 주유소가 힘들어진다"며 "정유사들이 기존 폴 주유소가 아닌 알뜰주유소에만 싼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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