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슈퍼그리드 행보 빨라진다
동북아 슈퍼그리드 행보 빨라진다
  • 김광균 기자
  • 승인 2012.01.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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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예비타당성 조사연구 중…국책과제 제안 계획
세계 각국도 대규모 전력망 연계 프로젝트 논의 '탄력'

[이투뉴스] 전 세계적으로 대륙 규모의 거대 통합 전력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인접국가 또는 대륙 간 전력망 연계를 통해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꾀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북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인접국 간 전력망을 하나로 잇는 동북아 슈퍼그리드(Supergrid) 구축 논의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슈퍼그리드는 대전력 융통을 위해 구축하는 대륙 규모의 광역 전력망이다. 기존 전력망에 원자력, 석탄, 수력,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국가별 발전방식을 결합한 다국적 통합 전력망을 의미한다.

이미 유럽,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슈퍼그리드 추진 계획이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으며 상당 부분 진전을 보고 있다.

대표적인 추진사례로는 ▶영국, 독일, 벨기에, 노르웨이 등을 잇는 북유럽 그리드 ▶남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남유럽-마그레브 그리드(데저텍 프로젝트) ▶콩고 수력발전을 활용한 그랜드 잉가 프로젝트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북미 그리드 등이다.

세계 각국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국가별 필요성에 따라 계통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각국의 전력설비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와 국제협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슈퍼그리드 구축에는 HVDC(초고압 직류송전), 초고압 고성능 송변전설비, 광역 통합망 관리 등 다양한 핵심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력도 주목을 받고 있다.

동북아시아는 특수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관련논의에 진전이 없었다. 수년 전 동북아 전력계통 연계를 위한 기초연구가 수행되기도 했지만 정치적 불안정으로 후속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게다가 주요국들의 주파수가 서로 다르고 전력계통 규모의 차이도 커 연계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최근 경제 협력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또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상을 제안한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 회장은 1단계로 일본 내부 전력망을 잇고, 2단계로 한-중-러 등 인근국가를 연계한 뒤 3단계로 몽골 고비사막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해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 등 서남아시아권까지 잇는다는 구상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 자본조달이 어렵고 일본 정부 차원이 아닌, 손 회장 개인의 생각이라는 점에서 추진동력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지난해 10월 '동북아 계통연계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연구'에 착수했다. 한전은 올 상반기 중 자체연구를 마친 뒤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 국책과제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사업의 장기성과 불확실성을 감안해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무엇보다 동북아 에너지 협의체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며 "특히 동북아 슈퍼그리드 허브에 위치한 한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중겸 한전 사장은 25~26일 일본 중전기기 업체 방문일정 중 손정의 회장을 만나 동북아 슈퍼그리드에 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양국간 협력논의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시점이 언제가 됐든 "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홍준희 가천대 교수는 "동북아 지역이 갖고 있는 세계 경제 위상과 역할이 중요하고, 또 그런 기대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근본적으로 에너지 분야에 취약성을 안고 있다"면서 "슈퍼그리드 구축이 동북아 안정과 상호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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