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유 생산이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이른바 ‘피크 오일(peak oil)’론은 사실이 아니며 앞으로 최소 24년동안은 석유 공급이 줄어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14일 나왔다.

미국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ERA)는 ‘왜 피크오일론은 실패했나. 신화, 전설, 석유자원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구상에는 모두 3조7400만배럴의 원유가 남아있으며 이는 현재의 소비 속도를 감안할 때 122년은 더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이는 피크 오일론자들이 추산하는 석유부존량의 3배에 달한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세계 석유 소비량은 하루 8500만배럴로 미국이 1/4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CERA는 또 2030년까지 세계 석유 생산에 있어 ‘피크’는 나타나지 않으며 그 이후에도 생산곡선은 ‘물결 모양의 평탄역’(平坦域)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CERA의 석유산업 담당 책임자 피터 잭슨은 피크오일론의 가장 큰 허점으로 석유 생산에 있어 유전탐사와 기술발전, 현존 매장량 추산치 증가, 지정학적 변화 등이 고려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잭슨은 석유 생산업자들이 더 많은 유전 탐사 및 개발을 통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면서 실제 생산량이 ‘피크 오일’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석유 생산이 최고점에 도달하는 시기를 좀 더 뒤로 예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러한 시점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없이 마구잡이식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에 있어 석유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인 만큼 조심스러운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크오일론이 혼란을 야기, 진정한 문제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은 물론 부적절한 행동을 취하게끔 호도하고 있다며 생산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21세기 후반부를 대비해 실질적인 매장량보다는 기술 개발과 지정학적 이동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크오일론은 1956년에 지리학자 M. 킹 허버트가 처음 제시한 것으로 미국 48개주의 석유생산이 1970년에 절정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예측했다. 다른 학자들은 이를 세계 석유생산에도 적용해 피크오일 시기를 예측하고 있으나 번번히 빗나가고 있다.

잭슨은 70여개국 3만5000여개 유전에서 석유가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일부에 적용됐던 피크오일론을 전세계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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