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 사설 ]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역동적으로 추진하던 LG그룹이 4000억원 규모의 태양전지 웨이퍼 라인 증설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태양전지의 중간제품인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LG실트론은 연산 150MW의 생산능력을 700MW까지 늘리기 위해 구미공장에 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LG 실트론은 웨이퍼를 만들어도 팔 시장이 없다면서 증설계획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LG화학은 태양광산업의 가장 상류에 있는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하려 했으나 지난해 4910억원의 투자계획을 전격적으로 중단한바 있다. 또한 웨이퍼를 원료로 태양전지와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었던 LG전자도 현재 330MW의 태양전지 생산능력을 1000MW까지 늘리려 했으나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LG그룹은 태양광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위해 LG화학이 폴리실리콘, LG실트론이 웨이퍼, LG전자가 태양전지와 모듈을 생산하고 LG CNS가 시스템 및 태양광발전소 설계 건설 및 운영 등을 맡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태양광산업의 불황이 심해지면서 이같은 일관사업화를 중도에 포기한 셈이다.

앞서 삼성그룹도 태양광산업을 크게 키우겠다고 장담했지만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하더니 SDI측도 태양광산업 때문에 곤혹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심지어 삼성이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 이밖에 박막형 태양광모듈 공장을 건설했던 한국철강도 공장가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등 태양광산업에 나선 대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한화그룹이 이런 때 일수록 태양광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김승연 회장이 직접 태양광산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폴리실리콘 공장과 잉곳 웨이퍼 공장을 갖고 있는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이 태양광사업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알짜 모기업인 웅진코웨이를 시장에 내놓았다.

태양광업체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태양광산업에 선도적 역할을 해온 유럽국가들이 재정난으로 태양광사업을 접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값싼 노동력을 주무기로 내세운 중국이 대대적으로 저가제품을 쏟아내면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미국과 유럽의 유수 태양광업체들도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쯤은 언제든지 따라잡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중국의 집중적인 투자로 이같은 계산이 빗나간 것이다.

태양광은 아직 유치산업 단계이고 미래를 위한 먹거리. 결국 포기할 수 없는 성장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시황이 좋지 않아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다시 활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 외국 업체들에 많이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는 끈질긴 연구개발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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