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원전폐쇄' 獨 에너지전환 가시밭길
'2020년 원전폐쇄' 獨 에너지전환 가시밭길
  • 길선균 기자
  • 승인 2012.03.0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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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확충 더디고 전환비용 국민부담 가중

[이투뉴스] 늦어도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독일의 에너지전환 시나리오가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추가 전력망 확충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고, 근본적인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데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지원 예산 부담까지 정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독일 유력 일간지인 <쥐트 도이체 자이퉁>은 최근 사설을 통해 "에너지전환이 목표를 잃었다"며 "그린에너지는 그들의 제어 능력을 넘어서고 있고 전력망 연계에 대한 압박은 커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독일 정치인들은 (에너지전환에 대한)환상에 젖어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생에너지 증설에 따른 전력망 확충 압박

독일은 원전 폐쇄정책을 위해 기존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2022년까지 전체 전력 사용량의 3분의 1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육상에서 50km 떨어진 지역에 모두 25GW의 해상풍력단지를 설치할 계획이다.

2010년 1만1500GWh의 전력을 생산했던 88만개의 태양광발전소 역시 속도는 다소 늦춰지겠지만 매년 조금씩 생산량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역시 2010년 3만3500GWh의 전력을 생산한 고형, 액채형, 가스형 바이오매스 역시 2020년까지 생산량을 5만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약 17GW규모의 가스 및 화력발전소가 신축될 예정이다. 현재 건설된 10GW 규모의 담수 및 양수발전소들 역시 2020년까지 13GW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생산된 전력을 수요처로 이동시킬 전력망 확충이 원활치 못하다는 점이다.

독일 정부는 2015년까지 현재 연결된 고압송전선로를 400km이상 늘리고 850km의 새로운 전력망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대략 수천km의 전력망을 추가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확한 데이터는 현재 전력망 운영회사들과 독일 연방전력중개소(BNetzA)가 연구 중이다.

그러나 독일의 전력망 확충계획은 더디기만 하다.

단적으로 북해에 설치될 77개의 해상풍력발전기를 위한 전력망 건설을 담당하던 네덜란드 기업 텐넷(Tennet)은 지난달 모든 건설계획을 중단했다. 55억유로의 투자 목표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참가중인 독일의 에너지 공급회사 RWE는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근로자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있다"며 "상당금액의 손해가 유발됐고 보상을 위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망 확보를 위한 투자 계획의 난항은 현재 모든 전력망 확충계획에서 발생되고 있다.

이는 독일의 전력망 운영과 건설이 민간기업의 몫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근본적인 투자 인프라 형성을 마련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에너지 기금과 기후변화 기금도 조성해 이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결국 이는 모든 전력사용자와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보여 반응은 냉담하다.

독일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의 희망을 걸며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에너지 수요 억제 방안도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월 30여명의 에너지 전문 연구자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연방 총리와 필립 뢰슬러 경제부 장관, 노베르트 뢰트겐 환경부장관 등에게 공식 서한을 보냈다.

현재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구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이 정책이 성공했을 때만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유럽연합 역시 유럽의 모든 국가들이 에너지 판매량을 매년 줄여가자는 내용의 EU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독일 정부는 이 같은 제안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정부, "에너지전환과 성장 같이할 것"

독일 연방은 이미 전력망 확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전력망확충추진법(NABEG)을 통과시키고 에너지경제법(EnWG)을 개정했다.

이는 전력망 신축계획을 위한 허가기간을 기존 10년에서 4년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으로, 이외에도 산지와 연결된 전력망의 경우 정부 지원을 허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력망 확보계획이 지연되자 독일 경제부는 최근 보도 자료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촉구하고 있다.

경제부는 "전력망 확충을 위해 2020년까지 최소 500억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전력망 확충이 불가피한만큼 정부가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국민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필립뢰슬러 경제부 장관은 "우리는 '미래지향적인 에너지 네트워크'라는 플랫폼을 갖고 에너지전환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전환가 동시에 국제적으로 경쟁 가능한 산업기반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우리의 진보적 시스템을 모든 국가의 지향점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금 우리가 투자한 기반과 기술력 등은 미래 우리 산업의 중요한 먹을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크푸르트=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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