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퓨얼셀 1kW급 중단, 퓨얼셀파워는 신시장 눈길
높은 제품가로 보급·양산 난관, LNG價도 사용 부담

[이투뉴스] 가정용 연료전지가 높은 제품가격과 기술적 한계 논란 속에 난관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퓨얼셀파워와 함께 가정용 연료전지시장을 양분해오던 GS퓨얼셀이 1kW 사업을 잠정 중단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연료전지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퓨얼셀파워와 GS퓨얼셀이 건물·가정용,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중공업이 발전용, 현대자동차가 수송 부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가정용 연료전지시장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의 모니터링 사업을 거쳐 올해까지 3년간 시범보급을 진행 중에 있으며 2013년부터는 본격적인 양산 및 보급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매년 보급 수량을 늘리겠다는 당초 정부의 계획이 모니터링 사업 이후 200~300대 수준에 머물면서 시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연료전지는 관련 기술에 따라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와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PEMFC는 가동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비교적 부피가 작아 도심에 위치한 가정이나 건물용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1kW급 기준 약 5000만원에 이르는 높은 판매단가 때문에 대량 생산이 이뤄지기 전에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1kW급 연료전지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에서 75%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자체 지원 10%를 포함해 모두 약 85%를 보조해 소비자 부담 비율은 전체 금액의 15% 정도다.

게다가 올해부터 그린홈 사업에 선예치 제도가 도입되면서 소비자가 설치비를 미리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연료전지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태양광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보조금이 높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계속해서 연료전지 부문에만 혜택을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연료전지를 제외한 태양광 및 비태양광 분야의 그린홈 사업 보조금은 50%를 넘지 않는다.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연료원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연료전지는 기본적으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현재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분리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개질기 부착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공급해야하는 '미완성 신재생에너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GS퓨얼셀이 1kW 연료전지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R&D 부문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설치공간의 제약이 없고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도심형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연료전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낮은 전기요금 때문이다.

높은 원가와 당분간 화석연료를 사용해야하는 단점은 지속적인 R&D와 양산화를 통해 극복한다고 하지만 저렴한 전기요금은 근본적으로 연료전지의 당위성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연료전지 시장에 대한 뚜렷하지 못한 입장도 업계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에너지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지경부 R&D 과제 중 연료전지 부문은 약 25억원 내외로 지열에너지 보다도 낮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진행되던 계속과제를 제외하면 새로운 R&D 과제에 책정된 예산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편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1kW 시장을 전담하게 된 퓨얼셀파워는 최근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퓨얼셀파워는 PEMFC를 다세대 주택에 공급하기 위해 10~20W로 규모를 키워 다세대 주택에 공급하는 중앙공급식 연료전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누진제 적용을 받는 대다수의 가정이 월 300~450kW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정용 연료전지는 월 600kW 이상 사용할 때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중앙공급식으로 다세대가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발전용 MCFC를 300kW에서 100kW로 낮춰 공급한 바 있다. 또 삼천리와 컨소시엄을 이뤄 K-MEG(Korea Micro Energy Grid) 사업의 일환으로 공동주택 375세대에 100kW급 MCFC와 히트펌프를 동시에 공급하는 'GuduL-SEN™'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50kW급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같은 각 社의 다양한 가정용 연료전지시장 마케팅 전략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1kW급 연료전지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무관심을 경험한 시장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부민 기자 kbm02@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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