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관련기업 너도나도 중국行

[이투뉴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을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고 세계 무역 기구(WTO)에 최근 제소한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들의 조치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수출 제한 정책이 WTO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제소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우리의 경쟁자들은 법망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국제 무역 담당자들과 산업 관계자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정책을 변호하기 위한 카드를 가지고 있어 제소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희토류 금속은 스마트폰이나 풍력터빈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원료이며, 중국이 가공된 세계 희토류 금속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서방국들과 일본이 이번 제소건에서 승리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정책을 수정하게 하는데 수 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그 시간 동안 이 국가들의 기업들은 희토류 금속을 사용하는 제조공장을 중국으로 옮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에너지부 에임스 연구소의 칼 슈나이더 희토류 전문가는 "중국은 지난 수 년간에 걸쳐 공급량을 줄이고 수출을 통제해 왔다"며 "제소 신청이 너무 늦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방치해둔 미국내 광산을 재개하고, 호주의 광산들을 개발하면 더 많은 희토류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호주 채광으로 중국 외 지역에서 필요한 수요의 절반 이상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컴퓨터 하드웨어나 에너지고효율 전구 제조사 등 많은 희토류 금속 소비자들은 이미 제조 라인을 중국으로 옮기고 있거나 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수출 쿼터제로부터 서방국가들이 간접적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쿼터제가 희토류 값을 30배 이상 올렸기 때문에 미국내 광산 투자에 붐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비영리 기관 애널리시스 오브 글로벌 시큐리티 연구소의 기술과 희토류 금속 센터장인 야론 보로나는 "(WTO제소가) 너무 늦거나 너무 미약한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WTO는 지난해 7월 중국에 9개 산업 희토류의 수출 과세와 쿼터제를 없앨 것을 명령했다.

이후 중국은 희토류에 대한 수출 제한 정책을 재설계했다. 개정된 쿼터제는 종전 것보다 더 까다롭고 엄격해져 서방국 제조사들이 희토류를 얻는게 어려워졌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은 또한 WTO 재판소에서 자국의 정책을 유리하게 변호하도록 쿼터제를 개정했다. 정부가 희토류 수출업자들에게 환경 인증서를 받도록 요구하면서다.

채광과 희토류 금속 가공 작업은 유독성 물질과 때로는 방사성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이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 일본이 수십년간 희토류 금속을 제조하는데 주저했던 이유다.

서방 무역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해외 공장들은 중국으로 유도하고 싶은 실제 목적은 숨기고 환경적 요인을 끌어왔다고 주장했으나 중국 측은 이를 부인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4개 지역이 소유한 채광 회사들에게 대출을 해줘 중소 개인기업들을 인수하는데 도움을 줬다. 중국이 국영 희토류 과점을 주도했다는 의심을 사게했다.

이는 정부의 정책 없이 수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WTO법은 소수 독점 행위가 아닌 정부 규제를 주로 다루고 있어 법망을 피해갈 수도 있다.

한편 희토류를 두고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심화됐다. 지난해 9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은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로 이어졌다.

중국 규제자들은 채광 회사 대표들을 비밀 면담을 위해 베이징에 호출했으며, 그 자리에서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 금지를 배후 조종했다.

만약 채광 회사들이 일본으로 물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다른 국가로 대신 수출물량을 늘릴 경우 수출 허가증을 잃게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약 2개월간 지속된 수출금지 기간 동안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이 전무할 정도로 떨어뜨려 힘을 과시했다. 이 기간 동안 다른 시장으로의 수출량은 늘어났다.

미국과 연합국들은 중국이 희토류 외에도 텅스텐과 몰리브뎀 등 전략적 광물에 수출 제한을 풀 것을 요구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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