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우진
에경연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 칼럼]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미사일 위협 등 북한의 거친 행동이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지만, 멀지않은 시기에 남과 북은 물론,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주변국들의 지도자들이 새로운 얼굴로 바뀌는 정치환경의 변화가 기대된다.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난다면, 북한의 광물자원은 양측간의 주요 협상 의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2007년 남한은 북한에 제공한 8000만 달러 상당의 원자재를 제공하고 북측은 남한에게 자원개발권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 합의에 따라 그해 하반기 양측은 공동으로 북한의 자원보고인 단천 광산단지의 마그네사이트와 아연광산을 조사했으나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광산개발 문제는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 따라서 남북 관계가 완화되면, 단천지역 광산개발은 양측의 주요 협상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남한의 대북 광물자원 투자는 북한 경제개발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남한의 자원확보에도 기여하는 상생 협력의 전략적 사업이다.

북한의 광업은 GDP의 14%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며 광물자원 및 관련 가공품은 수출액의 60%를 차지하는 북한 최대의 외화수입원이다. 남한에는 거의 없는 마그네사이트의 경우, 북한은 세계 1∼2위의 매장량을 기록하고 있고 아연이나 중석, 흑연 등 일부 광종의 매장량도 세계 10대 규모에 들고 있다. 최근 중국의 공급압박으로 가격이 치솟는 희토류도 북한에 풍부하게 부존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광산은 비록 낙후됐지만 전력만 원활히 공급된다면, 일부 개보수와 설비, 부품공급으로도 비교적 짧은 시간에 생산증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한 경제개발을 초기단계부터 촉진시키는 성장동력원으로 그 잠재력이 크다. 남한으로서도 대북 지하자원 투자는 경제지원 차원을 넘는, 자원확보를 위한 수익사업이다.

그러나 중국이 동북지역 개발을 위해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대규모 건설인프라사업을 추진하면서, 광물자원을 통한 남과 북의 상생협력 잠재력은 점차 상실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동북지역 경제진흥계획의 일환으로 장춘과 길림, 두만강을 잇는 창지투(長吉圖: 창춘-지린-투먼) 개발을 추진하는데 이의 핵심사업중 하나가 북한을 통해 동해로 나가는 물류기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북한 나진항 4, 5, 6호 부두와 청진항 5, 6호 부두의 50년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 훈춘과 북한 나진간의 고속도로 건설이 예정되어 있고, 중국의 투먼과 청진간의 철도개설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商地冠群投資有限公司)는 정유공장 보수 등과 함께 북한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투자의향서를 북측과 체결했다.

북한도 나선시를 특별구로 승격했는데 중국의 동북개발에 맞추어 이 지역을 대규모 교역도시로 개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같은 북중 접경지역 인프라 확대는 중국기업의 북한 북동부 지역 자원개발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중국은 북한의 자원을 싹쓸이한다는 보도들이 많았지만 실제 중국이 투자한 북한 광산은 소수에 불과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낙후된 인프라로 중국도 원활한 투자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중간의 인프라 연계가 확대되면 중국의 북한 자원선점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나진, 청진과 멀지않은 곳에는 북한이 최대 자원산지인 단천지역이 있고 그동안 낡아서 사용하기 어려웠던 이곳의 단천항이 2년전부터 중국기업에 의해 현대화 작업들이 추진되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단천항 현대화는 중국기업의 단천 지역 자원개발을 크게 확대시킬 것이다.

북한의 자원은 단순히 경제적 상품을 떠나서 남북간의 상생 협력을 추진하는 매우 중요한 매체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비록 남과 북이 경색국면에 있는 상황에서도 중국 등 외국 기업들의 북한 자원선점을 막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선제적 대응들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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