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선언’, 북핵 의장성명 등 합의 도출

“이번 APEC은 역대 어느 정상회의보다도 성공적인 회의였다.”
하노이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관한 응웬밍찌엣 베트남 주석은 19일 이번 회의를 이같이 평가했다.

찌엣 주석은 이날 21개 회원국 정상을 대표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APEC은 건국 이후 가장 큰 대회를 치른 주최국 베트남은 물론이고 21개 회원국이 모두 만족한 회의였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으로서는 북핵문제와 자유무역 문제 등을 모두 얻은 최고의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21개국 정상들은 이틀간의 빠듯한 일정 동안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을 포함, 수많은 양자회담과 정상회의를 통해 가장 난제로 꼽혔던 북핵문제의 의장성명을 이끌어 냈고 도하라운드의 재추진을 골자로 하는 ‘하노이 선언’도 만들어 냈다.

APEC과는 별도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하노이에서 3자회담을 가져 한 목소리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다.

12~13일 APEC 고위관리 회의와 15~16일 장관급회의에서만 해도 북핵문제는 회원국간 의견이 달라 공동성명을 이끌어 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며 도하라운드 역시 반대하는 국가들이 있어 ‘의견이 있었다’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였었다.

그러나 17일 부시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각국 정상들이 하노이에 도착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고 18일 첫 정상회의에서 모든 회원국이 두 난제에 대해 모두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북핵문제에 대한 성명은 당초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예상됐었으나 미국, 일본 등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유엔결의안 선에서 의장성명을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하라운드 재개 문제 역시 미국의 강력한 밀어붙이기가 주효, 강력히 추진키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미국은 중국 등이 반대하는 아시아ㆍ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 건설에 대해서도 막판에 ‘내년 시드니 APEC 정상회의에서 본격 검토한다’는 문구를 하노이 선언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 APEC은 북핵과 자유무역의 두가지 큰 문제 외에 국제테러와 지역국가들의 부정.부패문제, 에너지와 기후변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 언론들은 중간선거 참패 이후 베트남을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원하던 모든 것을 얻어내는 성과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보다 더 큰 성과는 주최국 베트남이 얻었다.

‘베트남 전쟁’과 ‘못 사는 나라’로만 알려졌던 베트남은 지난 7일의 역사적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이어 이번 APEC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로 부시 대통령이 지칭한 ‘아시아의 작은 호랑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했다.

베트남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 미국을 포함 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칠레 등의 국빈 방문을 받았고 한국을 포함, 6강들과 모두 정상회담을 가짐으로써 세계무대 등장을 전세계에 알렸다.

베트남은 이미지 뿐만 아니라 실질면에서도 CEO정상회의를 함께 개최해 미국, 한국 등으로부터 한꺼번에 30억달러 상당의 투자를 유치하는 이득을 챙겼다.

한국 역시 이번 APEC에서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 4강과 주최국 베트남ㆍ캐나다 등 무려 6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미국ㆍ일본과는 별도로 3자 정상회담을 갖는 성과를 올렸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