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희토류 정책 꾸준한 정부지원 부재 큰 아쉬움"
[창간특집] "희토류 정책 꾸준한 정부지원 부재 큰 아쉬움"
  • 조만규 기자
  • 승인 2012.04.3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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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광물 전문가 김선수 한국광물자원공사 기술개발팀 차장
"호주가 포기한 동광산에서 대박은 자부심"

 

▲ 김선수 광물자원공사 차장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지만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성과, 아쉬움 등을 말했다.

[이투뉴스] "중국은 희토류 산지에 '중동은 석유, 중국은 희토'라는 표어를 붙여놓고 40년간 희토류를 정책적으로 키워왔다. 반면 우리는 그동안 꾸준한 정부지원이 없었다. 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김선수 한국광물자원공사 기술개발팀 차장의 말이다. 김 차장은 1987년 광물공사(전 광업진흥공사)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해오고 있는 광물전문가다.

국내 광물자원을 총괄하는 공기업인 광물공사에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진 희토류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듣기 위해 전문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 차장과의 자리를 마련해줬다.

광물공사가 김 차장을 추천해준 이유는 간단하다. 김 차장이 희토류를 포함해 광물분야에서는 산전수전 다겪은 말그대로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광물공사에 입사하기 전 금속광산을 운영하는 한 민간기업에 근무했다. 당시만해도 외부에서 보는 광산업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광산업은 이미 침체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어서 사양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많았다는 게 김 차장의 설명이다.

광물 품질저하가 날이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결국 업계 분위기도 급격하게 침체됐고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김 차장이 광물공사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이 같은 업계 상황에 개인적인 일까지 겹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만해도 광물공사는 지금처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였지만 규모 자체가 작았다.

요즘은 광물공사가 해외에 적극 진출, 투자도 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국내사업을 위주로 했고 개발도상국의 요청이 오면 간단한 조사정도만 하는 수준이였다.

올해로 입사한지 어느덧 25년이 된 김 차장은 광물공사가 커가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인물이다.

김 차장이 광물공사에서 처음 맡았던 업무는 당시 신설된 비금속사업부에서 실시한 고령토사업이었다. 고령토는 청자에 쓰이는 광물이다.

국내외적으로 가치가 높은 청자를 만들기위해 좋은 고령토를 발굴 및 확보하는 게 주임무였던 것이다. 

▲ 김선수 광물자원공사 차장은 30년이나 광물분야에서 활동했지만 여전히 궁금한 게 많고 아직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김 차장이 희토류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96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LG가 계열사인 LG금속을 앞세워 국내선 처음으로 베트남 희토류 광산에 참여하자 가능성을 엿본 광물공사가 지분투자 형태로 참여한 것이다.

LG가 희토류 광산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이미 그 당시에도 희토류 가격이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생산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하던 LG는 TV가 컬러를 내는데 필수요소인 희토류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면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중국의 견제가 심했기 때문이다.

국내 희토류 수요는 연 3000∼4000톤에 불과해 남는 생산물량을 해외에 수출하고 싶어도 희토류 최대생산국인 중국이 희토류 가격을 대폭 낮춰버리면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야심찬 계획은 생산하면 생산할 수 록 밑지는 상태가 되면서 접을 수 밖에 없었다. LG금속도 99년 LG산전에 흡수합병됐다.  

김 차장 입장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매우 아쉬웠다. 희토류가 워낙 희귀해 배우고 싶어도 외국문헌을 참고해야 할 정도였는데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이 당시부터 희토류의 매력에 푹 빠졌다. 성장 가능성은 풍부한데 국내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는 것이 특히 더 매력적이었다.  

또 희토류가 공부하고 연구할 수 록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희토류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사용 영역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김 차장은 2006년까지 광물공사에서 희토류 연구를 전담했다. 전세계 희토류 유망광구에서 확보한 원석을 시험하고 섬광, 화학처리 하는 등 테스트가 그의 몫이였다.

하지만 정부에서 갑자기 희토류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크지 않고 경제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안된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으로 김 차장은 분석했다.

연구가 갑자기 중단된 것이 아쉽지만 희토류 국내 사용량이 한정돼 있고 중국의 견제에 해외수출도 원할하지 못하니 정부의 입장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일본과 중국은 희토류 관련 원천기술 및 최종가공제품활용 기술력도 갖추고 있지만 우리는 가공제품활용 능력은 뛰어나지만 원천기술은 전무한 반쪽짜리 경쟁력만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희토류에 대한 관심을 접어야 하는 상황을 보상이라도 하듯 김 차장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사건이 발생한다.

선진국이 포기한 광산에서 100억원대 수익을 내는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2006년말 김 차장은 갑자기 필리핀 라푸라푸 동광산으로 파견을 가게된다. 광업 선진국인 호주가 이 동광산을 매물로 내놓을 예정인데 경제성이 있는지 직접 판단하라는 중책이 주어졌다.

호주가 이 동광산을 팔려는 이유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 차장의 판단은 달랐다. 호주의 조업조건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분석했다.

호주는 당시 광석채취 후 이를 30%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원래는 90%까지 활용이 가능해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게 김 차장이 내린 최종 결론이었다.

광물공사와 LG상사는 고심끝에 2008년 4월 당초 가격의 10분의 1 수준으로 동광산을 인수했다. 이미 호주는 사실상 손을 땐 상태여서 인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인수를 마무리지었으니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작업이 남았다. 이후 6개월간 조업조건을 조정하고 새롭게 생산에 들어갔다. 김 차장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동광산은 2009년 3월 활용이 65%로 단 5개월만에 두배가 늘었다. 현재는 70%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인수 비용 회수도 끝났고 내년에는 100억원 이상 수익이 예상된다는 게 김 차장의 설명이다.

다른 나라에겐 천덕꾸러기였던 광산이 우리에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김 차장은 "광업 선진국인 호주에서 못한 걸 해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중요한 순간 정부의 결정이 이 처럼 대박을 터트린 것은 좋았지만 꾸준하고 장기적인 계획이 없는 것은 늘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2006년 관심을 접었다가 가격이 올라가니 2010년 정부가 다시 관심을 나타낸 희토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 차장은 "중국 희토류 산지에는 '중동은 석유, 중국은 희토'라는 표어가 붙어있다"며 "중국은 40년동안 희토류를 정책적으로 크게 키워 온 반면 우리는 꾸준한 정부지원이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2006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정부지원이 끊기지 않았다면 지금쯤 10년이 훌쩍넘는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성과를 얻었을 수도 있을지 않았을까 안타까워했다.

김 차장은 외골수같은 성격탓에 광물에 푹빠져 모스크바, 동남아, 남미 등 전세계를 내집처럼 드나들었지만 정작 가정에는 다소 소홀해 개인적으로 가족들에게 미안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힘이 되는 한 광물에 대한 관심을 놓고 싶지 않다. 특히 희토류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희토류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라 할 수 있는 희토 광물처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현재 알려진 희토류 외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희토류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김 차장은 판단하고 있다.

이미 김 차장은 2004년 희토류를 활용해 PDP TV에서 활용쓰이는 빨간색을 내는 특허를 얻었다. 이 특허는 중국 특허도 확보돼 있는 상태로 희토류 강국에서도 인정받은 기술이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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