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일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 회장

 

[이투뉴스]
국가적인 측면에서 전력산업기반기금 활용 당연
발전용 요금제 적용 등 용도별 재설계 검토해야

“2005년 기준 가스요금 86% 올랐는데
전기요금은 4%…경제성이 있을 수 없죠“

“전력과 열을 생산하는 자가열병합발전의 장점을 꼽으라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송전손실이나 배전손실이 없고, 필요한 만큼만 생산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게 없습니다. 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성도 보장된 셈입니다. 무엇보다 기저부하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큰 이익인거죠.”

 

강병일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 회장은 자가열병합발전이 갖고 있는 장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업적인 측면이 아닌 국가적인 관점에서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젠 동절기와 하절기의 구분없이 전력수급이 비상인 상태에서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기능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강조한 것이다.

강 회장은 2005년 이후 자가열병합발전 보급이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성에 따른 경쟁력 저하라고 지적했다.

“친환경적인 열병합발전은 연료로 가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2005년 기준으로 가스요금은 86% 오른 반면 전기요금(주택용)은 4% 올랐습니다. 당시에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는데 이 같은 추세로 연료요금의 차이가 벌어지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강 회장은 국가적인 측면에서 편익을 누가 향유하는지를 따져본다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며 분산형 전원의 운용은 결국 모든 국민에게 이득이 된다는 점에서 보조금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한때 에너지효율화 사업을 통해 열병합발전을 고효율 시스템으로 규정하고 설치 및 운용의 3분의 1 이상을 지원했습니다. 그만큼 국가적인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죠.”

지금 지원되고 있는 설치장려금은 생색내기에도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그나마도 한국가스공사의 자체 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는데, 전력그리드 등 전력산업에 일조하는 기능이 충분한 만큼 전력산업기반기금의 활용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도시가스요금의 용도별 재설계를 통한 지원도 검토해볼 과제입니다. 가스냉난방 공조용 요금제와 같은 맥락인거죠. 전력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도시가스용이 아닌 발전용의 범주에 포함되는 게 타당하다고 봅니다. 도시가스용에서 용도별 조정이 이뤄지면 결국 교차보조의 문제가 또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분산형 전원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 정책부서가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강 회장은 시장은 있는데 이를 맡은 정책 담당부서는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정책이 제대로 수립되고 집행되려면 정책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며 관련부서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 자가열병합발전 협의회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는 자가열병합발전의 시장환경 개선과 보급확대를 목적으로 제조사, 시공사, 설계사, ESCO사업자, 도시가스사, 학계 및 유관기관 등 33개사가 모여 2009년 10월 창립한 단체입니다. 효과적인 업무추진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제도개선분과, 기술분과, 홍보분과 등 3개의 세부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간 정책 및 기술세미나, 정책 워크숍 등을 통해 자가열병합발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경쟁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시가스협회와 공동으로 자가열병합발전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했으며, 올해 2월에는 자가열별합발전 보급확대 방안 정책자료집을 발간 배포하고 국회, 지경부, 에관공, 가스공사 등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설치지원금 상향, 운전장려금 제도 도입, 가스 및 전력 요금제도 개선, 고시지역 내 자가열병합 설치허용 등의 주요 이슈들에 대한 건의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특성과 장점은 어떤 것인지요.

- 지난해 예고 없는 순환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전력그리드의 불안정성과 수급불균형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체계가 중후장대한 대형전원의 원거리 송전이 불가피한 중앙집중 공급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소비처 인근이나 자체설비 운영으로 피크시간대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부하에 대응하면서 송전부하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아 송전제약에도 자유로운 전원이 필요한데 이러한 전원을 분산형 전원이라 합니다. 분산형 전원의 대표적 시설로 열병합발전시스템을 들 수 있습니다.

열병합발전시스템은 자체 전력부하를 담당하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동·하절기 전력피크시간대에는 추가 가동함으로써 피크를 낮춰 국가 전력그리드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하절기 전력수요를 가스수요로 대체하는 효과도 있어 에너지원간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며, 가스저장시설, 발전소 건설비용, 송전손실비용 저감에 기여합니다. 특히 자가열병합발전은 소비자 중심으로 에너지밀도가 높은 단위건물에 도입이 이뤄져 연간 안정적인 기저부하 운영을 하며 동하계시에는 전력수요에 즉각적으로 대처가 가능해 전력피크 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집단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지역과 소규모 대상까지 설치가 가능해 열병합발전의 활용범위를 최대화 할 수 있어 진정한 분산형 전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5년 이후 보급실적이 더딘데 그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2004년 정부에서는 자가열병합발전의 국가적 편익을 고려해 2017년까지 총 2600MW (총 발전용량의 3.5% 수준)보급을 목표하였으나, 2007년부터 보급률이 크게 줄어 지난해 보급실적은 210개소, 202MW (총 국가 발전용량 7만9342MW의 0.3%)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자가열병합발전의 경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는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인데, 현행의 왜곡된 에너지원간의 요금체계가 보급확대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유가와 환율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 가스요금은 지난 2005년 433원/㎥에서 2012년(경기도 현재 공동주택 열병합 요금 기준) 806원/㎥으로 무려 86% 이상 상승한 반면, 공동주택 전기요금은 2005년부터 약 4% 인상한 것이 전부입니다.

따라서 현행 요금체계 아래에서는 에너지사용량은 대폭 절감되나 에너지비용이 절감되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 기존에 도입된 일부 수요처에서는 발전기 가동을 멈추거나 타 난방방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 전용요금제 도입 등 요금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 이미 언급했듯이 요금 불균형에 의한 경제성 저하로 기 도입된 수요처의 가동률 저하, ESCO 자금회수 불가 등의 민원이 발생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국가적, 사용자 편익 등을 고려해 자가열병합발전 실정에 적합한 전용요금을 신설하고 적정선의 요금 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가열병합발전은 국가적인 측면에서 전기와 가스 수요관리에 크게 기여하는 시스템으로 LNG의 여름철 수요증가에 따른 LNG 저장탱크 건설비용 절감 등 가스산업 부문에도 편익이 있으나 보다 본질적인 편익은 전력피크 삭감, 대형발전소 건설비용 절감 등 전력산업 부문의 편익입니다.

따라서 원료비 배부 등 도매요금에서부터 전력산업에 기여하는 편익을 반영하는 정책적 판단과 고려가 이뤄져 전국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실질적 대책으로서의 유효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하절기 자가열병합발전 요금은 가스 냉방요금 수준으로 적용할 수 있는 충분한 논리와 명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 결국은 정책적 의지 문제인데 정책적인 요구사항이 있다면.

- 현재 보급 장애요인으로 정책추진의 주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의 시발입니다. 부분적으로 연관된 부서는 있지만 모든 것을 총괄하고 기획하는 주관부서가 없어 자가열병합발전의 효용가치에 비해 보급정책에서 철저하게 소외받고 있는 것입니다.

빠른 시일 내 지식경제부 산하에 자가열병합발전 보급을 주관하는 부서와 담당자가 지정돼 보급 활성화와 정책개발을 당당하는 창구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한 전용요금제 도입 및 인하에 대해서도 반드시 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더불어 지원정책 및 지원제도도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초기투자비의 5%도 안 되는 실효성 없는 설치지원금 수준을 증액해야 함은 물론이고 기여도 관점에서 이에 대한 기금은 당연히 전력산업 기반기금에서 지원돼야 합니다.

현재 전력대체효과가 있다는 판단 아래 가스냉방은 50억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보다 실질적으로 전력피크 삭감효과가 큰 열병합시스템에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유럽은 열병합발전설비를 도입하는 경우 그 건설비용의 일부를 열병합발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국가 차원에서 보급 활성화를 위해 설비자금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수준까지 무상 지원하고 있습니다.

▲ 협의회 수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 자가열병합발전협의회 각 회원사별로 사업 활성화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설립한지 2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일부 회원사에서는 보다 빠른 성과와 사업 활성화를 기대하지만, 관련 주무부서 조차 없는 현실에서 자가열병합발전이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지경부내 주무부처 신설을 통해 보급활성화 전기를 마련하고 회원사간 다양한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렴, 조율해 적기에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회원사간 협력체계 구축을 강화해 사업영역 간 제휴를 확대하고 관련 사업역량 발전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등 실질적인 회원사 이익추구를 위해서 앞장설 계획입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