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ENR 초고속 성장 이끈 김진석 대표
4년간 매출 30억→6000억, 올해 매출 1조 달성
세계 자원개발 트렌드 변화에서 가능성 감지

▲ 대우조선해양enr 초고속 성장 이끈 김진석 대표

[이투뉴스] 4년 동안 직원이 3명에서 75명으로 늘어난 기업, 매출이 3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급증한 기업, 올해 매출 목표로 1조원 돌파를 얘기하는 기업.

2008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년 마법같은 성과를 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ENR(대표 김진석)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ENR은 대우조선해양이 석유·가스 상류부문, 석유제품 트레이딩, 광물자원 개발 등 에너지자원사업을 맡기기 위해 2007년 만든 회사다.

ENR은 처음 출발할 때만해도 이미 시장에는 경쟁력을 갖춘 쟁쟁한 국내외 기업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회사 인원도 3명에 불과했고 모기업의 파격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생존자체가 더욱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출범 후 1년간 내실 다지기와 국내외시장 자원조사가 끝난 후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기 시작하더니 작년에는 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출범 당시 연매출 30억원에 불과한 회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성장이다.

4년된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ENR을 이끌고 있는 김진석 대표는 "제대로된 사업은 지금부터다"라며 "준비만 잘하면 세계 시장 석권도 가능하다"고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ENR 출범 당시부터 수장을 맡고 있는 김진석 대표는 국내외에서 에너지 전문가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는 한국석유공사에서 기획조정실장과 해외개발본부장을 지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국제분쟁중재위원으로 활동한 이력도 갖고 있다.

또 영국과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가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매주 현지소식을 리포트로 만들어 놓을 정도로 글로벌한 감각도 놓치지 않았다.

ENR의 빠른 성장을 설명할 때 김진석 대표를 빼놓을 수 없는 것도 이처럼 탄탄한 경력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진석 대표는 ENR을 맡으면서 회사의 빠른 성장을 위해 상류사업, LNG 중류사업, 트레이딩 사업, 광물자원 개발사업 등 4대 포트폴리오를 계획했다.

2014년까지 트레이딩과 광물무역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2016년까지 LNG 액화 및 기화사업 관련 역량을 확충하는 한편 2020년까지 본격적인 사업 확장기로서 대우조선해양 그룹의 중추적 사업기능을 수행해 나간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는 이 같은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금광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석유공사에서 배운 석유탐사 기술을 금광개발에 적용해 지난해 1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전라남도 가사도의 금광개발에 나서고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토류 광산개발사업과 희토류 트레이딩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김진석 대표는 벙커링사업이 주가된 트레이딩사업에도 뛰어들어 2010년까지는 국내 주요항구 선박유 중개거래를 실시했고, 올해에는 아시아지역까지 석유제품 및 벙커 트레이딩을 진행할 계획이다.

2015년에는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을 중심으로 LNG 벙커링에 나서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류사업은 전략지역 중심의 개발 및 생산단계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로 탐사리스크를 가급적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체푸 생산광구와 카자흐스탄 숨베 생산광구가 대표적이다. 특히 체푸 광구에서는 내년 4분기 이후 하루 18만5000 배럴 석유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광물자원 개발사업과 트레이딩 사업, 상류사업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그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블루오션인 LNG 중류(Middle Stream) 부분의 액화 및 기화산업 프로젝트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액화사업은 파푸아뉴기니 LNG-FPSO(FLNG,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인도네시아 Cluster LNG 프로젝트 등이며 기화사업은 파키스탄, 필리핀, 칠레, 레바논 FSRU(재기화 설비) 프로젝트 등이다.

파푸아뉴기니 FLNG 프로젝트는 육상가스전에서 생산된 미정제 가스를 구매해 FLNG를 이용, 연 300만톤의 LNG를 생산해 20년간 장기판매하는 내용이다.

인도네시아 Cluster LNG 프로젝트는 기존 LNG 공급 파이프라인이 미치지 못하지만 가스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있는 잠재시장에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Cluster LNG 기술로 가스를 공급해 신규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파키스탄 및 필리핀 FSRU 프로젝트는 육상가스터미널 건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도 빠르고 저렴하게 FSRU를 통해 천연가스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해당국가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석 대표는 이같은 프로젝트들이 계획대로 성사되면 연평균 39%의 성장을 통해 2020년 4조2000억원의 영업수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뛰어난 LNG 및 플로팅플랜트(Floating Plant) 기술력과 액화 및 기화산업 관련 O&M(Operation & Management) 역량 보유 여부로 성패가 갈릴 공산이 커 ENR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초대형 FPSO와 FSRU, LNG·LPG선과 관련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국가들에게 신뢰감을 주기 충분하다.

또 세계 에너지 시장이 결국은 비전통에너지자원, 그것도 심해가스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전사적으로 발빠르게 대응해 나가고 있는 것도 성공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세계 자원개발 트렌드가 신재생에너지 개발 추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자력 회의론, 비전통석유자원 개발기술 발전, 해양 부유식 플랜트기술 진보 등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이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세계는 지금 비전통 석유·가스자원이 새로운 자원공급원으로 부상하고 있고 석유가 주름잡던 시대에서 천연가스와 석유의 병존시대로 진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9년부터 비전통가스인 셰일가스 생산량을 급력하게 늘리고 있고 쉘, 토탈, 코노코필립스, 셰브런 등 메이저 석유기업들은 심해와 비전통 석유·가스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을 키우고 있다.

김진석 대표는 특히 전세계적으로 천연가스와 LNG 소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에 주목하고 여기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술혁신으로 해상 부유식 액화설비 생산형태로 흐름이 넘어가고 있고 육상 기화터미널 일변도의 LNG 수입형태도 해상 기화터미널(RV, FSRU) 행태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어 이미 관련 기술력을 갖춘 모회사를 둔 ENR 입장에서는 도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진석 대표는 현재 몇몇 국가를 대상으로 추진중인 사업이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세계 시장에서 ENR의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가 수퍼 메이저 석유기업들만의 영역이었던 LNG 액화사업에 새로운 리더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이여서 이번 도전이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김진석 대표는 세계 자원개발 트렌드의 변화를 읽고 발빠르게 뛰어드는 것 만큼 정부와 민간기업, 금융기관 등의 지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경우에는 자원 프로젝트의 특성상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반드시 필요하고 해외 투자환경 정보 지원 및 현지 네트워크 구축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민간기업은 단순한 지분투자 수준에서 탈피해 탐사, 개발, 생산광구 운영능력 획득 위한 경험축적이 필요하고, 금융기관은 경쟁국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규모 및 조건의 정책금융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만규 기자 chomk@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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